"일할 수 있는 것이 행복…노년층 사회 참여 방안 늘렸으면"
"일할 수 있는 것이 행복…노년층 사회 참여 방안 늘렸으면"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2.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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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시니어] 2. 19년 노인일자리사업 개근한 김대옥 전 제주도관광협회 부회장

[편집자 주]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제주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제주가 20% 이상이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제주도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지난해 기준 노인인구 구성비가 20.1%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제주시 역시 2026년 고령인구가 20.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시의 고령인구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0~14세 유소년인구보다 많아졌다.

본지는 현실로 다가온 초고령사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고, 노년층의 사회 공동체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자 제주시니어클럽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시니어를 만난다.

김대옥 전 제주도관광협회 상근부회장이 자신의 인생 2막을 연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여러 사람을 구했죠. 저 또한 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며 건강을 얻었습니다.”

지난 3일 제주시니어클럽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옥 전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상근부회장(90)은 구순의 나이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꾸준한 활동’을 꼽았다.

김대옥 전 부회장은 “제가 나이에 비해 건강한 이유는 꾸준히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며 사회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하려면 세면도 해야 하고 옷도 챙겨 입어야 하지 않나. 돌아다니며 운동도 되니 노인일자리사업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옥 전 부회장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19년간 매년 노인일자리사업에 ‘개근’하고 있다. 한 번도 업무 시간을 어겨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하다는 것이 제주시니어클럽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대옥 전 부회장은 제주도관광협회 창립 멤버로 활동, 전국 최초로 관광안내사 제도를 제주에 도입하는 등 제주 관광 발전을 이끌었다. 그 공로로 제주도관광협회로부터 공로상을 받고 2013년도엔 제주도문화상을 수상했다. 관광안내사가 국가자격제도로 도입되며 김대옥 전 부회장은 ‘전국 관광안내사 1호’라는 영예도 얻었다.

소싯적 제주관광을 이끌었지만, 시련도 있었다. 제주관광협회에서 퇴직한 후 세운 전세버스 회사가 도산한 것이다. 할 일이 없어지자 당시 칠순을 맞은 김 부회장의 건강도 악화했다. 

김대옥 전 상근부회장(사진 맨 오른쪽)이 노인일자리사업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던 모습.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한 2004년 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사업 모집 공고가 김대옥 전 부회장의 ‘인생 2막’을 열었다.

김 전 부회장은 “처음 맡은 일은 학교 인근 골목에서 일어나는 폭력 행위 등을 단속하는 일이었다”며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데 만족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은 이후 한라수목원 내 관광안내를 맡으며 전국 1호 ‘관광안내사’ 자질을 활용하기도 했다. 김 전 부회장은 “당시 한라수목원에 중국인이 많이 찾아왔는데, 한 동료가 명찰을 크게 만들어 그 뒤에 주로 사용되는 중국어 표현을 적어 줬다. 그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현재는 제주시 노형동 인근 버스정류장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김 전 부회장은 “버스 정류장마다 버스정보시스템의 터치스크린 작동 감도가 다르다. 이 점을 행정에서 한 번 점검해 줬으면 한다”며 “제주시니어클럽의 노인 일자리 사업처럼 노년층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질 방안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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