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뜰까' 기다리다 지치는 제주공항
'언제 뜰까' 기다리다 지치는 제주공항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5.23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를 찾고 있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국제공항의 동맥경화가 날로 심각한 상태다. 제주공항의 항공기 이착륙 정체는 이제 거의 만성화 단계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비행기를 탄 후에도 길게는 1시간 이상 체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 그냥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이를 당장 해소할 방안은 현재로선 없다고 하니 더욱 난감한 상태다. 2025년 제2공항이 완공될 때까지 이같은 불편은 감수할 수밖에 없고, 현재로선 임시조치인 단기처방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한다.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관계기관에서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추진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관계기관에서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항공기 편수와 공항 이용객에 대한 수요를 예측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예측이 번번히 빗나감으로써 적절한 대처에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제주공항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를 나타내는 슬롯(SLOT)과 여객터미널의 수용능력이다.

요즘 항공기가 가장 몰리는 시간대의 경우 비행기에 탑승한 후 이륙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적게는 30분에서 1시간까지 걸리는 일은 다반사이다. 이는 제주공항의 수용 능력에 비해 승객이 과다하게 몰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사전에 이를 충분히 예상하고 진단에 따라 처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공항 당국이 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그 일을 놓쳐 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항공기 연결로 인한 지연이 2012년만 해도 5402회에 그쳤던 것이 2015년에는 1만9228회로 무려 3.6배가 급증한 것으로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용객 역시 2012년 1844만명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2623만명으로 늘어 제주공항의 최대 수용능력인 2600만명을 벌써 넘어섰다. 국제자유도시라는 제주공항의 지연율이 전국 공항 가운데 가장 높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는 2018년까지 단기처방책의 하나로 활주로 대기구역과 계류장 확장, 여객터미널 확충 등을 추진한다고 한다. 따라서 제주공항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해결되기 위해선 제2공항 완공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면 해결책은 반드시 나오리라 본다. 허종 한국항공정책연구소 고문이 제시한 유도로 증설과 여객터미널 재배치, 새로운 관제기법 도입을 정부의 단기처방과 함께 추진할 수 있다면 다소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주공항 주변도로의 정체해소를 위해 공항 구내에 마련돼 있는 렌터카하우스에 대한 과감한 정리도 필요하다. 더이상 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관광객이 감소하는 피해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