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골령골 묻힌 4·3희생자 ‘73년 만의 귀향’ 기대
대전 골령골 묻힌 4·3희생자 ‘73년 만의 귀향’ 기대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3.01.18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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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4·3평화재단, 발굴 유해 200구 대상 신원 확인 돌입
유전자 감식 및 행불인 유족 채혈 결과 상호 대조 계획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2021년 12월 17일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대전 골령골에서 진혼제를 봉행해 4·3영령을 위로했다. 자료사진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2021년 12월 17일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대전 골령골에서 진혼제를 봉행해 4·3영령을 위로했다. 자료사진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골령골에 묻힌 제주4·3 희생자들의 73년 만의 ‘귀향’을 위한 신원 확인이 본격화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4·3 당시 대전형무소로 끌려갔다가 행방불명된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감식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신원 확인 대상 유해는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한 200여구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 새벽까지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4·3 및 여순사건 관련 재소자, 대전지역 보도연맹원 등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당시 군·경의 총살로 사망해 골령골에 묻힌 희생자는 최소 4000명에서 최대 7000명에 이른다.

폭 3m, 깊이 2m, 길이 1㎞가량의 길게 뻗은 구덩이 앞에서 총에 맞은 희생자들은 구덩이 안으로 쓰려진 채 그대로 묻혔다. 그래서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고 있다.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는 지난해까지 총 1361구이며, 모두 ‘세종추모의 집’에 안치돼 있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세종추모의 집에 안치된 유해 중 200구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유전자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유전자 감식 결과를 4·3 행방불명 희생자의 유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채혈 결과와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골령골에 묻힌 4·3 행방불명 희생자는 대전형무소 수감자 명단을 토대로 총 298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령골 발굴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은 제주도와 행정안전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대전 동구청 간의 협의와 감식 협업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힘입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진화위가 유전자 감식을 위한 국비를 확보하면서 실제 신원 확인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도외 형무소로 끌려가 행방불명된 4·3 희생자에 대한 유전자 감식 사업을 통해 유족의 평생 한을 위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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