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로 시작한 날씨 예보…사회 변화 따라 ‘맞춤형’ 진화
'깃발'로 시작한 날씨 예보…사회 변화 따라 ‘맞춤형’ 진화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1.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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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상 100년사] 6. 제주지방기상청의 어제와 오늘

[편집자 주] 2023년은 제주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 100년째 되는 해다. 

제주지방기상청은 기상 업무 100년을 기념해 ‘제주 역사·문화와 함께하는 제주기상 100년사’를 발간했다. 

본지는 지난 100년 제주 역사와 문화 속에서 걸러낸 날씨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며 도민과 함께해 온 제주기상 100년의 의미를 조명한다. 

1920년대 제주측후소 모습.

▲‘흰색’은 ‘맑음’, ‘적색’은 ‘비’…깃발로 날씨 예보

제주지방기상청의 전신인 제주측후소는 1923년 5월 1일 제주읍성 쾌승정터에 설립됐다. 

당시 깃발을 사용해 일기예보를 통보하던 방식으로 제주측후소는 제주읍성 성곽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지역에 위치한 북동쪽 치성에 설치됐다.

깃발을 사용한 제주측후소의 일기예보는 ‘풍향기’, ‘천기기’, ‘기온기’ 등 3종류로 구분됐다.

풍향기는 정삼각형, 천기기는 사각형, 기온기는 긴 삼각형 형태로 구분됐으며 깃발의 색깔 변화에 따라 정보를 제공했다.

풍향기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흰색은 북풍, 녹색은 동풍, 적색은 남풍, 청색은 서풍을 의미했다.

천기기는 날씨에 따라 흰색은 맑음, 적색은 흐림, 청색은 비, 녹색은 눈을 나타냈다. 

적색 기온기는 온도가 상승하고, 흰색 기온기는 온도가 하강함을 의미했다.

호우주의보를 알릴 때는 잠자리 그물 같은 것을 크게 만들어 청색으로 나타냈다. 태풍주의보를 알리려면 그 내용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나 시내 전차에 붙여서 통보했다.  

'깃발' 예보 당시 기상신호 해설표.

▲1993년 독자 예보권 부여…환경 변화 따라 예보 업무도 도약

광복 이후 남한의 기상업무는 인천의 중앙관상대를 중심으로 서울, 강릉, 전주, 목포, 제주 등 14개 측후소에서 실시됐다. 정부가 수립되고 직제가 제정되면서 제주측후소 또한 기상행정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후 제주측후소는 1970년대의 광주지대 제주측후소, 1992년 제주기상대를 거쳐 1998년 제주지방기상청으로 승격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주기상대 당시였던 1993년 태풍, 장마 등 여름철 기상 변화의 전초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인정받아 독자적인 예보권을 부여받았다. 

제주기상대는 1993년 12월부터 제주도와 제주도부근바다의 예보를 시작했고, 1998년 2월 제주지방기상청으로 승격하며 본격적인 예보업무를 수행했다. 

2000년 11월 제주도산간, 2015년 12월 추자도 예보구역이 신설되면서 지금의 육상예보구역 체계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해발 200~600m 지역을 ‘제주도 중산간’으로 설정해 육상 특보구역을 세분화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아울러 제주 주요 산업 진흥을 위한 맞춤형 기상지원 실시를 위해 기상기후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 감귤 산업지원을 위한 생물기후정보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농업기상정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해양레저 이용객들의 안전한 해상 활동을 위해 바다낚시, 서핑, 스킨스쿠버다이빙 등 4가지 분야 해양레저 기상융합서비스를 개발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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