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출입제한’ 물찻·도너리오름의 교훈
‘15년째 출입제한’ 물찻·도너리오름의 교훈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1.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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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휴식년제 졸업을 앞뒀던 오름들이 또다시 출입제한 지역으로 묶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남원읍·표선면에 걸쳐 있는 물찻오름,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과 문석이오름, 서귀포시 안덕면 도너리오름 등 4곳에 대해 자연휴식년제를 연장했다.

물찻오름은 지난해 12월 31일 연장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1일부터 별도 고시일까지 탐방객들의 출입이 제한됐다. 오는 31일이 종료일이었던 용눈이오름은 다음 달 1일 이후에도 별도 고시일까지 출입할 수 없게 됐다. 도너리오름과 문석이오름은 모두 내년 12월 31일까지로 출입제한 기간이 연장됐다.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은 오름에 자연휴식년제가 도입된 2008년 12월부터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며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벌써 15년째다.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개방이 재개된 송악산을 제외하면 자연휴식년제를 졸업한 오름이 없다. 오름 특성상 한번 훼손되면 회복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한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연휴식년제는 훼손된 오름의 복구를 위해 나름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훼손이 심각하게 진행된 이후에야 대상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상당수 오름이 사유지인 실정에서 소유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훼손이 심각해도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명소로 소문난 오름이 자연휴식년제에 들어가면 다른 오름으로 탐방객들이 쏠리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각종 매체나 SNS에 한 번 뜨면 단시간에 탐방객이 집중돼 오름 훼손을 부채질하고 있다.

물론 행정에서도 오름 훼손을 막기 위해 자연휴식년제 외에도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기적인 순찰과 계도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제주도는 보다 근본적인 보호책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공론화의 과정을 거쳐 하루빨리 실천에 옮겨야 의미가 있다. 이미 지속가능한 오름 탐방을 위한 제언들이 곳곳에서 나왔다. 제주도의 의지가 중요하다. 과잉 관광의 시대에 제주의 청정한 환경을 보전하고 미래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환경보전분담금 도입까지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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