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문화예술교육의 패러다임
장애문화예술교육의 패러다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1.01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진섭 문화예술연구소 함덕32 대표

지난해 여름 TV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방송되었다. 발달장애를 가진 젊은 여성이 대형 법무법인의 변호사가 되어 활약하는 내용이었다.

이 드라마는 케이블 TV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15%대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고 한다. 

대중적 오락성을 우선으로 추구하는 TV 드라마의 특성 상 이 프로는 아무래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장면들이 자주 등장했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주변의 도움과 성원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재판을 이끌어 가는 설정이나 고래를 떠올리며 해결책을 찾아내는 장면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 드마라를 통해 시청자들이 장애에 대한 생각을 가져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장애, 비장애를 넘어 소통, 공감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하겠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 수는 2021년 기준 약 264만명이며 제주도에는 3만70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등록장애인이란 장애 등급 판정을 받아 국가에 장애인으로 등록된 사람을 의미한다. 장애등록을 하게 되면 세금을 비롯하여 교육, 의료, 일자리, 공공요금 등의 일정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록 장애인 등록 유무로 인한 사회적 편견이나 낙인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볼 때는 필요한 제도가 아닐 수 없다. 

문화예술계에서도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관련 기관이나 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중 도내에서 이루어진 작은 사례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함께 넘어-시즌 2’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문화예술공간 아이와 와이즈모션 두 단체가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업이다. 

두 단체는 이미 2021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공모한 고치가치 프로그램에서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각자 미술과 미디어 분야의 특화된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높인 바 있다.

이번 ‘함께 넘어-시즌 2’의 경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이 아닌 공공예술 지원 사업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주목된다. 

즉 이 사업은 발달장애인을 주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사업이지만 넓게는 그 가족, 더 나아가 일반인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따라서 장애인에 대한 의식, 환경에서부터 일반인과의 관계, 소통에 대한 문제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이해와 관계 설정을 추구했다. 단순한 수혜나 일방적 주고받기식의 관계가 아닌 장애, 비장애인 모두에게 도움과 의미가 있는 문화공동체를 지향했다고 하겠다.

프로그램 내용은 서귀포 관내의 성인 발달장애 대상자를 선별하여 멘토링 약 20회와 장애인, 그리고 그 가족의 작품전시회로 마무리되었다. 참여자들 대부분은 다음에도 이 프로그램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처럼 최근 장애 관련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경향은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 참여하는 융·복합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올해 역시 유익하고 실효성 있는 유관사업들이 도내에서 이루어지길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