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알리는 '시니어 유튜버'…"할 수 있는 일 많아 보람"
제주 알리는 '시니어 유튜버'…"할 수 있는 일 많아 보람"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1.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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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시니어] (1) 사진 찍고 유튜브 하는 퇴직 공무원 홍성은씨

[편집자주]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제주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제주가 20% 이상이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제주도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지난해 기준 노인인구 구성비가 20.1%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제주시 역시 2026년 고령인구가 20.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시의 고령인구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0~14세 유소년인구보다 많아졌다.

본지는 현실로 다가온 초고령사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고, 노년층의 사회 공동체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자 제주시니어클럽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시니어를 만난다.

“퇴직해서 무엇인가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유튜브를 해 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어요. 처음에는 나이가 있어 ‘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동료들과 같이 한다는 생각에 힘을 얻었죠.”

교육행정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홍성은씨(68)는 이른바 ‘유튜버’다. 제주시니어클럽 ‘제주사랑마씸’ 유튜브와 개인 유튜브 채널 ‘오름올레?’를 운영하고 있다. 

홍씨는 퇴직 후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진행한 영상 편집 연수에 참여하며 영상 편집에 눈을 뜨게 됐고, 개인 유튜브 채널 ‘오름올레?’를 만들었다. 

때마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력이 필요했던 제주시니어클럽과 인연이 닿으면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제주시니어클럽은 홍씨를 비롯한 시니어 10명과 함께 제주시니어클럽의 ‘제주사랑마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제주어 보급은 물론 지역 행사·축제 정보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홍씨는 다른 시니어 4명과 함께 매달 5편씩 꾸준히 ‘제주사랑마씸’ 채널에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홍씨는 영상 편집 능력을 살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진행한 제3기 청춘단 사업에도 참여, 노인일자리 사업 현장 사례를 홍보하는 데도 앞장섰다.

특히 버려지는 해녀복을 활용한 열쇠고리 제작 영상은 청춘단 내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청춘단 사업을 통해 만나게 된 청년과의 소통도 영상 제작에 도움이 됐다.

홍씨는 “버려지는 해녀복을 활용한 열쇠고리 제작 영상이 호응이 좋았다. 청춘단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반응도 좋았다”며 “지금 나이가 들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행정공무원이었던 홍씨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김봉선 사진작가와의 인연으로 배웠던 ‘사진’으로도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제주 장수사진 봉사단’ 활동이다.

홍씨는 “영정사진이라고 하면 섭섭하게 들리니 ‘장수사진’이라고 이름짓고 도내 경로당과 요양원 등을 돌며 사진을 찍고 있다”며 “저희는 재능기부를 하면,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촬영 비용을 지원하는 식”이라고 봉사단 활동을 설명했다.

홍씨는 이어 “한 번은 제주의료원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중 할머니 한 분이 사진을 찍고 사흘만에 돌아가셨다. 유족들이 영정사진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데 우리가 찍었다는 얘기를 듣고 전해준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 할머니도 정말 평생을 가족을 위해서, 사회에 공헌하면서 사셨던 분이라는 생각을 하면 참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아울러 “시니어가 사회 공동체에 합류해서 ‘같이 뛰기’ 위해서는 시니어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사회 공동체에 자꾸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가만히 앉아서 리모컨과 노는 시니어가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이제까지 쌓아놓은 경험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개발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홍씨는 또 “세대 갈등을 넘어 ‘문화충돌’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저도 아이들과 대화하다보면 많은 차이를 느낀다”며 “시니어도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반대로 젊은 세대들도 우리 세대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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