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보내면서
2022년을 보내면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2.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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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업 시인·공인중개사

2022년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바라보며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세월의 정상에서 한 인간과 한 시대의 뒤안길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보냈던 2022년도는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경제위기와 부동산 경기의 침체, 정치에 전혀 경험이 없는 검사 출신의 대통령을 선출하였고, 그에 따른 여소야대의 정치 갈등과 풍랑 속에서 국민들의 고난은 더욱 침체의 국면을 맞게 되었다.

한 국가의 대통령을 그토록 업신여기는 말투와 윽박지르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해방 이후 역사상 처음 보는 낯선 풍경들이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 하는 민주주의는 자유의 낭비 속에서 타락의 길로 가는 지름길이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다수결의 원칙은 다소 모순이 많다. 결론적으로 소수의 의견을 묵살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 모세가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각 지파의 대표급 12명의 선발자들을 보냈는데 10명의 부정적인 견해와 2명의 긍정적인 견해를 놓고 모세가 결정한 것은 10명의 부정적인 견해를 들어 주었다. 

그럼으로 인하여 광야에서 고난의 세월 40년을 보내고 결국에 모세는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 하고 안타까운 일생을 마치게 된다. 다수의 의견이 반드시 옳을 수만은 없다는 단적인 사례이다.

최고 지도자의 결정이란 온 백성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다. 다수라는 힘으로 최고 통수권자의 인격을 무시하고 짓밟아 버린다면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무엇을 배우고 지킬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지금 우리는 3고 시대의 출입구에 이미 들어와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달러 시대를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청년들은 ‘연애 안 하고, 결혼 안 하고, 자식 안 낳고’ 하는 3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2022년도에 변화된 풍경들이다.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요즘처럼 물질이 풍성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복잡한 통계 자료를 보지 않더라도 배고픈 시절에 버스비로 학교 앞 빵집에서 국화빵을 사 먹어 버리고 몇 십리 길을 추위에 떨면서 자갈길을 걸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이 갈 것이라 믿는다. 

물질이 풍부하고 배가 부르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재난의 모든 일을 정부에서 책임지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자연재해인 전염병이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코로나19의 보상으로 공짜 돈을 풀기 시작하였고 직장을 구하지 못 하는 청년들에게 현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하물며 자신의 부주의로 축제 인파를 구경하다가 사고 난 것도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인지, 드디어 국정조사까지 발동을 했다고 한다.

국민의 혈세를 그런 곳에 쏟아붓고 있으면서 내년 정부의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 한 채로 표류하고 있다가 드디어 국정 시한 20여 일 후에야 여야가 극적 합의를 봤다고 여야 대표가 TV에 나와서 발표하는 모습은 눈물 나도록 애처롭고 초라하다.  

2023년을 향하여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열차는 과연 안전한가? 여소야대의 기우뚱거리는 짐을 싣고 시끌벅적한 소음을 내며 2022년의 역을 지나고 있는 대한민국 열차를 바라보면서 국민들은 불안하다. 새해 밝은 소망의 깃대 하나를 열차에 실어 보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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