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해변 공연장
탑동 해변 공연장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2.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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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작곡가·음악평론가·논설위원

요즈음 나는 탑동 해변 공연장을 일주일에 한 번씩 찾는다. 탑동에는 제주문화원 사무실이 있고 제주시 문화원 소속 실버합창단이 운영이 되고 있는데, 내가 합창단 지휘자여서 연습을 하기 위해서 찾고 있다.

이 곳을 찾을 때면 고교 시절 친구들과 같이 해안에서 보말이랑 게를 주었던 추억이 있다. 이제 50여 년이 지난 추억이다.

탑동의 추억으로는 가장 오래 전의 추억이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탑동은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탑동을 매립하는 공사가 시작이 됐다. 그 중에서 해변 공연장이 함께 공사가 이뤄졌던 것이다.

공사가 끝나서 당시 나는 제주시립합창단 지휘자였다. 연습 장소가 없어서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탑동 매립장으로 연습 장소가 확정됐다. 파도가 치는 바다 근처였지만 새로운 건물에 우리만의 연습 장소가 마련이 되니 참으로 기쁜 일이었다.

탑동에서 지휘자로 있는 동안에 가장 기억이 남는 일은 기획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었는데 그것은 해변 공연장 무대에서 펼치는 한여름 밤의 축제 가운데 한 프로인 시민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를 했다. 그것은 ‘가요 반세기’라는 명칭으로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로 시작하는 ‘희망가’로부터 가요 반세기 동안 히트 곡들을 준비를 했다. 물론 이 곡들은 모두 지휘자인 내가 모두 편곡을 했다. 유수암에 있는 별장에 가서 1주일을 숙박을 하면서 30여 곡을 편곡 작업에 들어갔다.

기획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순수 음악을 전공을 한 단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시민들에게 전문 합창단의 멋있는 합창으로 대중가요 합창을 들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의 계획대로 시민들을 위한 연주가 실시가 됐고 특히 반주자(피아니스트)가 무대에서 독창을 하는 무대는 좀처럼 생각할 수가 없는 기획이었다. 여성, 남성 앙상블과 독창 무대 같은 다양하게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연주는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 때 단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이 해변 공연장에서는 합창단의 연습만이 아니라 제주예술단의 최초로 오페라, 창작 뮤지컬이 올려진 곳이기도 하다.

뮤지컬의 공연에는 제주시의 재정적인 협조가 없어 집행을 하는 임원들의 노고가 참으로 컸다.

아무튼 제주시립합창단의 음악적인 발전은 그 때부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찾아가는 문화예술’ 공연, ‘교과서 음악회’라는 학교를 방문해 이뤄진 공연들, 여름이면 해수욕장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가벼운 노래로 시민들에게 합창음악을 들려주었던 것들을 기억한다.

그 후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에는 그 공연장은 시민들에게 물려주고 예술단은 다른 곳으로 이전해 연습장을 사용하고 있다. ‘한여름 밤의 공연’이 전개가 되는 해마다 펼쳐지는 여름날의 공연에 이 연습실은 참여하는 단체들에게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 위에 제주실버합창단이 그 곳에서 또다시 연습실을 사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주 시행이 되고 있는 연습에는 단원 50여 명 모두가 해변 공연장으로 달려와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올 12월에 계획하고 있는 정기연주회를 위해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60대 중반에서부터 80대 나이가 드신 분들이 부르는 합창은 조금은 부족하지만 노래할 때의 열정과 노력은 가히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제주실버합창단! 파이팅!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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