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명품 관광 도시
제주의 명품 관광 도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2.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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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연 제주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논설위원

최근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중 포스트 코로나의 경제회복을 도모하고 관광산업의 미래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제주를 세계적 명품 관광 도시로 육성할 것을 표명하였다고 한다(제주연구원, 2022).

명품의 정의는 고품질, 고가, 희소가치, 화려함 등을 의미하지만 국정과제들을 세세히 들여다보면 부담스럽고 부정적일 수 있는 럭셔리 관광(Luxury Tourism)의 화려함을 뺀 ‘고품격, 고품질 명품 관광 도시의 브랜드화 및 이미지화’의 노력이 우선 보였다. 

제주의 명품 관광이란? 제주의 환경 문제와 중국에 치우쳤던 저가 패키지 관광의 문제들을 보면 고가의 관광 시장 개발도 실질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 이후로 빈부의 차는 극도로 심해졌고 아시아 신흥부자들이 많아졌으며 MZ세대들의 명품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철저히 시장이 먼저 존재하고 거기에 맞는 마케팅 작업을 하는 게 우선이지만 명품 관광 도시화를 위한 정책을 위한 방향 제시라는 미명하에 실제 사업 개발들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서 시작점에서 필요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정리를 한 번 해보았다.

▲명품 관광 도시의 브랜드화(The City of Luxurious Relaxation)
기존에 제주가 해오고 있고 계획하고 있는 친환경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 스마트관광, 무장애관광 등에 명품이라는 용어를 얹어 명품 관광 도시라고 해서 이상하진 않지만 ‘Luxury Tourism’에서 럭셔리를 뺀다면 나에게는 사실 ‘앙꼬 없는 진빵’과 같다.

굳이 명품이라는 용어가 아닌 어떠한 용어를 가져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럭셔리, 그 용어의 본질에 맞는 시장 개발과 상품 개발도 필요해 보인다. 

▲고가 소비자에 맞춘 시장 개발과 상품 개발(Targeted Marketing)
25년 전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에서 12월 31일 일 년에 딱 한 번 있는 (우리나라 패티킴 쇼 같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쇼의 공연티켓이 500만원하던 호가와 VIP들을 위해 수영장이 있는 객실을 따로 지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에, 돈 있는 자들이 뿌리는 사치에 대해 미국인들은 그리 부정적이지 않은 문화를 보면 그들은 그냥 열심히 돈 번 자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듯해 보였다.

대조적으로 한국은 검소함이 미덕이고 사치는 부정적이다 보니 하나의 존재하는 시장도 눈치를 보며 럭셔리라는 단어에조차 민감해한다. ‘교육자는 검소함이 에르메스’라며 검소함이 하나의 브랜드 같은 유교적인 생각이 존재하듯 고가의 사치와 화려함 또한 옳고 그름을 떠난 그냥 하나의 존재하는 시장일 뿐일 수 있다.

두바이를 거의 모를 1990년대 하루 객실료가 3000만원까지 하고 롤스로이스 차를 셔틀버스로 운영하며 호텔 로비 구경 입장료를 받으며 로비에 파는 케이크 한 조각이 5만원이나 하는 버즈 알 아랍 호텔이 1999년 개장할 때만 해도 ‘흥청망청 돈을 쓴 이슬람식 라스베이거스 같다’라는 비난이 심했다. 심지어 ‘실용주의를 누른 금전과 재물의 승리를 기념하는 기념물 같다’며 두바이시에서조차 비평하던 건물이었다.

그러나 인공호수에 떠있는 반달모양의 이 호텔은 그 당시 두바이 도시라는 이름을 알리는 중요한 랜드마크 역할을 성공적으로 하였고 지금은 이 호텔의 명성이 아니어도 두바이 도시 이미지 포지셔닝이 확고히 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 당시 그 획기적인 랜드마크는 그 비싼 호텔을 자겠다고 오는 세계인들보다는 구경하러 오겠다는 세계인들이 더욱더 많은 것이다. 공식적으로 존재(5성급이 최고 등급)하지도 않는 ‘최초의 7성급 호텔’이라는 홍보로 두바이시 전체의 마케팅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요지는 럭셔리 관광을 존재하는 시장으로 받아들여 마케팅으로 잘 활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카지노 리조트까지 아니어도, 유럽의 호화스러운 휴양 리조트까지는 아니어도 제주도는 그런 역할을 할 랜드마크의 부재 속에서 현실적으로 럭셔리를 뺀 명품 관광 도시 브랜화 작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제주만의 차별화된 진정성(Authenticity of Jeju)
럭셔리 관광객을 대상으로 스위스의 루카스 클리닉이라는 해독 재생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이나 일본의 토키와 같은 전통문화 관광 콘텐츠 프로그램은 그 나라와 도시를 대표하는 고가의 프로그램으로서 성공적인 사례이다.

가지고 있는 자연 자산이 없어 인공적인 볼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두바이나 싱가포르는 막대한 자금과 정책을 들여 랜드마크를 마케팅으로 잘 활용하였고 아직 제주는 그런 필요성도 시장도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먼 미래의 언젠가는 제주도도 하나의 시장(one of market)으로서, 아니면 그런 역할을 할 랜드마크가 들어설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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