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치유이고 배움...어려운 이웃 없는 세상 오길"
"봉사는 치유이고 배움...어려운 이웃 없는 세상 오길"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2.12.14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제주인] 13. '봉사대장' 정경자씨
2006년부터 평화적십자봉사회 활동, 지금까지 봉사시간 1만5000시간 넘어 '탑 3'
"봉사 다니며 디딘 발자국마다 민들레 홀씨처럼 희망 멀리 멀리 퍼뜨린다고 믿어"
응급처치 강사-심리 사회적 지지 강사 자격증 취득, 심폐소생술-트라우마 이웃 도와
"도움 받은 분들이 자신도 나누며 살고 싶다고 말할 때 뿌듯...제주도민 나눔정신 강해"

봉사는 치유이고 배움입니다.”

정경자씨(60)는 주위에서 봉사대장으로 통한다.

그녀가 2006년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소속 평화적십자봉사회에 입회한 후 지금까지 봉사시간만 장장 15000시간을 넘는다. 적십자사 제주지사 안에서도 톱3에 드는 대기록이다.

'봉사대장' 정경자씨. 그녀가 2006년 평화적십자봉사회에 입회한 후 지금까지 봉사시간만 1만5000시간을 넘는다.

제주여상 출신인 정씨는 “30대 후반에 모교 총동창회에 있던 국향봉사단을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봉사는 곧 내 삶의 전부다. 희망은 나눌수록 점점 커진다고 강조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제주시지구협의회 부회장총무부장 및 제주도협의회 다문화분과위원장, 평화적십자봉사회 회장, 나눔문화위원회 총무 등을 역임한 그녀는 봉사를 다니면서 디딘 발자국 한 자국 한 자국이 민들레 홀씨처럼 멀리 멀리 희망을 퍼뜨린다고 믿는다고 했다.

정씨의 봉사활동 범위는 사실상 무한대다. ‘사랑의 어멍촐레 밑반찬 전달사업부터 다문화가정 지원, 자선걷기대회 봉사, 적십자사 재원 조성, 나눔 문화 확산 도민 캠페인, 희망풍차 결연가구 및 취약계층 지원, 구호, 복지시설 봉사, 북한이탈주민 지원, 봉사회 조직 운영, 네팔 국제봉사 등에 그녀의 발자취가 남아있거나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9년 네팔 룸비니 루판데이 지구 스리 파다리야 초등학교에서 물과 위생 개선을 위한 국제 봉사활동에 참여한 정경자씨 모습.

정씨는 봉사는 단연코 치유라고 규정했다.

봉사를 하면 스스로도 큰 힘을 얻습니다. 내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느끼죠. 2아들 1명을 키우며 목욕봉사 현장에 데리고 다녔는데 아이들도 감사함을 자주 표현했죠. 건강하게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됩니다. 30대 시절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는데 봉사를 하면서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당시 병원에서도 너무 빠른 회복에 깜짝 놀랐답니다.(웃음)”

다문화가정을 지원했던 활동은 그녀에게 배움으로 깊이 각인돼 있다.

정씨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었는데 남편은 장애가 있었고 시아주버니는 뇌병변을 앓았다. 시어머니는 어릴 때 다리를 다친 후 방치한 결과 걷지를 못했는데 적십자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받고는 혼자 걸을 수 있게 됐다. 큰 힘을 얻은 결혼이주여성은 어렸지만 지역사회에서 인정받을 만큼 효심이 지극했다. 그녀를 도우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피력했다.

봉사가 잠시 중단된 것은 그녀가 2019년 유방암갑상선암 진단을 받고서다.

정씨는 “1년 정도 서울에서 치료 받았다. 봉사하며 인연을 맺은 분들에게서 용기와 격려, 희망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들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 갚으면서 살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봉사대장' 정경자씨의 봉사활동 범위는 무제한적이다. 도내 해안가 정화활동을 실시하는 정씨의 모습.

특히 정씨는 적십자사 응급처치 강사심리 사회적 지지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 각종 재난과 사고 등으로 긴급 상황에 처하거나 트라우마를 얻은 이웃을 돕는 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주목받는 심폐소생술 교육과 재난 심리 트라우마 안정 교육을 비롯해 학생 대상 재난 VR 체험소화기 시뮬레이션 체험 교육이 그녀의 주요 활동목록에 포함돼 있다.

성산읍 고성리 출신인 정씨는 제주도민은 정신력이 강하고 끈질긴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김만덕 할머니처럼 나눔정신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봉사활동을 하면서 도움 받은 분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자신도 나누면서 살고 싶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뿌듯하다고 전했다.

오늘도 그녀는 봉사현장을 누비고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봉사가 없어지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이 없는 세상이죠. 그런 세상이 올 때까지 봉사는 계속될 겁니다.”

<>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