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전 4·3 당시 제주에서 이뤄졌던 군경의 무자비한 진압 작전의 흔적이 시민사회단체의 조사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4·3통일의길, 마중물'은 1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 4·3 당시 무장대 2연대가 주둔했던 제주시 애월읍 노로오름 일대 유적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노로오름 일대에서 74년 전 사용됐던 총알과 탄피, 수저, 토기 등이 발견돼 이곳이 주민들의 거주지이자 치열한 전투 현장이었음을 증명했다.
아울러 노로오름 일대 ‘들굽궤’ 맞은편 능선과 들굽궤 방면 건천 바닥에서 수많은 탄피가 발견돼 군의 무장대 토벌 작전이 이뤄졌음을 짐작케 했다.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 나선 배기철 4·3 통일의 길 마중물 회원은 “노로오름 지역을 5개 구역으로 나눠 조사를 진행한 결과 매 구역마다 집터와 생활용품, 농기구, 탄피 등 삶의 흔적과 유물들이 발견됐다”라며 “이런 다양한 현장과 유물들은 사회, 역사, 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기철 회원은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몇몇 격전지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조사의 성과로 남는다”라며 “5년간의 조사 과정에서 발견, 발굴된 수많은 유적과 유물 등에 대한 보존 대책과 활용 방안에 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장태코 지역에 대한 역사문화유적지 지정을 검토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4·3통일의길, 마중물은 2017년부터 제주 중산간 일대 4·3 유적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노로오름을 시작으로 제주 중산간 일대 유적지 조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