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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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2.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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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동국대 영상대학원 부교수

최근 한국 영화, 드라마에서는 단연 OTT 부문이 화제이다. 넷플릭스, 왓차 등으로 대표되는 OTT는 어느덧 공중파, 케이블을 능가하는 막강한 관객 동원력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오징어 게임’도 전 세계에 동시에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을 타고 방영됐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동시에 실시간으로 반응이 일어났던 것이다.

전 세계 플랫폼 망을 갖고 있는 넷플릭스는 가장 빠른 파급력으로 국가별 시청 순위, 시청률 등이 동시에 집계되는 시스템으로 화제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아직 전 세계 망을 구축하지 못 한 국내 플랫폼은 고전하면서 역차별 등과 싸우며 분투하는 중이다. 

과거 영상 작품의 구분을 영화, 드라마로 했다면 현재는 영화, 공중파 방송 드라마, 케이블 드라마, OTT 영화·드라마로 구분된다. 여기서 OTT 영화·드라마를 어떻게 정의하고 관리할 것인지,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 가능한 한류 발전을 위해서 OTT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건이 다. 그 연장선에서 저절로 떠오는 질문이 정체성 문제, 즉 영화의 정의이다.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 역사 100년을 너머 다시 묻게 되는 이 질문의 요지는 영화 정의의 확장성이다. 그간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만을 영화로 보았다면 이제는 ‘대다수 영화인이 만들고 영화 형식의 미학을 갖춘 OTT 드라마를 영화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답부터 얘기하면 “그렇다”이다. 이미 학계에서는 2~3년 전부터 주장했던 문제이고 이제는 행정 정책상에도 이 확장된 영화의 정의를 반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명칭에 있어서도 오랫동안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다수의 생각이 ‘시리즈 영화’에 모이고 있다. 영화 시리즈라면 쉽게 떠오르는 게 많다. ‘007’, ‘미션 임파서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어벤저스’ 시리즈까지. 영화 시리즈로서는 보통 1년에 한 편씩 개봉하는 게 특징인데 ‘오징어 게임’을 시리즈 영화로 분류할 경우 9편이 죽 이어서 개봉되어진다고 보는 개념이다. 

사실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이런 분류가 큰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계속 논의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제도권 안에서 보호 혹은 지원을 받고 지속 가능한 한류를 만들어가야 할 긴급할 사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한류가 중요하고 시급한 이유는 이제 시리즈 영화를 포함한 한국 영화, 드라마, 가요를 전 세계인들이 자막을 통해서가 아니라 한국어 대사, 가사를 그대로 듣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눈으로 바라만 보던 달에 내디딘 암스트롱의 첫 발자국처럼 한국어 자체로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문호가 열리게 된 현 상황은 정말 놀랍고도 자랑스럽다.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에 어필하고 얻게 되는 문화 경쟁력의 부가가치는 상상 그 이상이다. 한국을 단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고 아는 지식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한류를 통해 우리의 음식과 의복, 생활양식, 역사 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문은 넷플릭스와 같은 외국 플랫폼이 활짝 열었다. 이에 종속될 것인지, 이를 활용해 지속 가능한 한류 콘텐츠로 한국문화를 전 세계에 꽃 피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

고군분투하는 국내 플랫폼들과 시리즈 영화를 만들어내는 한국 영화인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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