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적 발전의 도구, 특별개발우대사업
내생적 발전의 도구, 특별개발우대사업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1.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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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논설위원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에 투자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녹지그룹이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녹지그룹의 자금난으로 2017년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악재가 겹친 것이다.

이제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국제자유도시 출범 이후 제주의 핵심프로젝트로 선정되어 추진되던 대형 사업이 중국 투자 기업의 재정 상황에 따라 갈팡질팡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한 개발 사업에 대해서 성찰을 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과연 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외부 자본에 의해서만 추진이 가능했던 것인지, 외부 자본을 통한 사업 추진으로 제주가 얻는 편익은 무엇이고 비용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사실 제1차 및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기간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중국 타겟의 개발 전략을 모색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중국 자본 유치를 통한 개발사업의 추진이 당연하게 여겨졌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중국 자본에 대한 도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외부 자본에 의한 개발 방식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국제자유도시 비전을 폐기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 지난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평가 과정에서 실시한 도민 의견조사에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외국 자본 잠식 우려’로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하였다.

결과가 이렇다 보니, 이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외부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자본을 활용한, 즉 내생적 발전 방식을 통한 프로젝트 추진 방식은 검토를 안했던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보완계획에 제시되어 있다.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보완계획에서는 분명하게 계획의 목표로 ‘핵심산업 육성을 통한 자립형 경제도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추진 전략으로 ‘내생적 발전모델 구축’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주민이나 지역기업이 지역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발을 통한 이익이 지역에 환원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현재 누군지 알 수는 없으나) 현명한 선배 계획가들이 제주특별법 상에 ‘내생적 발전’을 위한 도구로 ‘특별개발우대사업’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특별개발우대사업’은 ‘주민이 총 투자자본의 100분의 50 이상을 출자한 사업이거나 전체고용인의 100분의 80 이상이 주민인 사업’ 등으로, ‘특별개발우대사업’에 지정된 사업에 대해서는 보조금 및 융자 지원과 도로·수도시설·하수도시설 등의 기반시설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정리하자면, 일정 수준의 자금 조달 능력과 ‘특별개발우대사업’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내부 자본을 통한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하게끔 제도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특별개발우대사업’ 제도를 활용한 사업 추진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그동안의 도정이 지역 발전의 요인을 ‘지역 내’가 아닌 ‘지역 외’에서만 찾으려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누군가는 향토자본이 없기 때문에 외부 자본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제주는 자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본 조달 능력과 제도 활용 능력이 없는 것이다.

금융시스템과 ‘특별개발우대사업’을 활용하다면, 내생적 발전 방식의 국제자유도시 조성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보여 진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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