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나처럼 소중하다
당신도 나처럼 소중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1.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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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국제정치학 박사·논설위원

‘애국가’에서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고 노래하듯이 대한 사람을 길이 보전해야 한다. 대한 사람은 누구이며 어떻게 보전해야 하나?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으며 주변 열강으로부터 침략에 시달려왔다. 잠시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도 했었지만 오랜 시련을 극복하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감탄하는 민주국가로 성장하였다.

우리나라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정신에 뿌리를 둔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신뢰를 중시하는 충(忠), 부모를 공경하는 효(孝)가 우리 생활양식에 깃들어 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지구촌 167개국의 민주주의의 상태를 조사하여 작성한 ‘2021년 민주주의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주변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보다 상위에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한 단계 높은 16위로 일본은 17위로 나타났다.

대한 사람이란 이러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인식하며 애국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가진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의 국적을 더욱 빠르고 쉽게 취득할 수 있게 하여야 하며 국적을 취득한 대한민국 국민을 피부색이나 외모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을 높이려고 애쓰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귀화인을 늘리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싫든 좋든 장래에 더 많은 외국인을 대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까지 외국인 중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귀화 내국인은 20만9663명인데 ‘2021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의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총 261명으로 전체 출생아 3728명의 9.1%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국 평균 6.3%보다 높은 것으로 전국 1위 수준이다.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대한 사람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국가가 잘 지원해야 한다. 지역공동체도 함께 노력해서 차별을 받지 않으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지구촌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이 차별이라는 씨앗에서 싹튼 경우가 많다. 

제주는 특히 ‘세계평화의 섬’이다. 제주는 민관이 협력하여 선도적으로 평화롭고 조화로운 다문화 사회를 건설하여야 한다. 평화는 전쟁과 같은 직접적인 무력 충돌이 없는 소극적 평화와 사회 구조적, 문화적 차별이나 부당한 제약이 없는 적극적 평화가 있다. 소극적 평화를 이룬 공동체는 많아도 적극적 평화를 이룬 공동체는 많지 않다. 

적극적 평화가 어려운 것 같지만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제주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차별받지 않고 살게 하면 된다. 보통 사람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대우를 받지 못 하고 차별받는 사람들은 분노를 응축시켜 언젠가는 터트리게 되어 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므로 제주도민들은 선도적으로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사람은 생명이나 신체적 위협이 없이 자유롭게 말하고 생각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하며 재산에 대한 권리를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모든 제주도민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서 적극적 평화를 이루려면 제주도민 모두가 마음 속에 “당신도 나처럼 소중하다”라는 명제를 품으면 된다.

우리나라는 이제 단일민족 국가가 아닌 다문화 국가로 가고 있다. 단일민족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하여 개방적이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평화롭고 조화로운 다문화 국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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