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카카오톡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전 국민의 일상이 사실상 ‘셧 다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카톡으로 서로 안부를 묻지 못하는 것은 약과였다. 택시·송금·결제·웹툰 같은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일제히 멈추면서 일상 생활의 불편은 물론 경제적 피해까지 속출했다.

직접적 원인은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 센터의 지하 전기실 화재였다. 큰 불길은 두 시간여 만에 잡혔으나 완진까지는 시간이 소요됐고 안전 상의 이유로 데이터 센터의 전원을 차단하면서 이 데이터 센터에 입주한 카카오의 서버 3만2000대 등이 가동 중단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일상이 멈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의 불편은 상상을 초월했다. 제주도 역시 이를 피해가지 못 했다. 도민들은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없어 일상 대화에 큰 불편을 겪었다”며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거나 다른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대화하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아 불편함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카오톡은 물론 다음 메일 서비스마저 먹통이 되면서 이를 업무용으로 활용했던 직장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카카오T, 카카오대리 등을 이용해 업무를 보던 택시기사와 대리기사, 배달기사 등도 주말 사이 낭패를 봤다. 카카오맵과 연동해 운영되는 제주도 버스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 ‘제주버스정보’ 앱 또한 경로 검색, 주변 정류소 확인 등 주요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 했다.

카카오톡이 10여 시간 동안 ‘먹통’이 된 것은 출시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사태는 정보통신기술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Hyper Connected Society)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4년 전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난 불이 광케이블 등을 태우면서 전화와 인터넷 회선을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음에도 이번에도 카카오는 백업 시스템 구비에 소홀했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카카오 측은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 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정작 비상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됐다. 그동안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가 수시로 발생했는데도 땜질식 처방에만 급급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제주도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제주의 데이터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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