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약류 청정지역 지위 ‘위협’
제주 마약류 청정지역 지위 ‘위협’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0.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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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언 ㈔제주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평화의 땅 제주도에도 최근 마약류 범죄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제주는 섬 지역이라는 특성 상 타 시·도에 비해 비교적 마약 청정지대로 여겨져 왔었다. 그런 청정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제주 지역사회의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지고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마약류 투약사범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총 75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17명을 구속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검거된 30명보다 150% 늘어난 인원이다. 

이들 75명을 마약류 유형별로 보면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 및 판매자 57명, 대마 14명, 마약 4명 등이다. 나이대별로 보면 40대 23명(30.7%), 20대 21명(28%), 30대 17명(22.7%), 50대 14명(18.7%) 순이었다.

주요 검거 사례는 지난해 12월 7일 제주시 한 하천에서 발견된 주사기를 토대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여 지난 2월 9일부터 지난 6월 29일까지 도내 조직폭력배 D씨(44세) 등 필로폰 투약자 5명을 검거한 바 있다.

또 올 3월 제주시 주거지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A씨(50세) 등 2명을 붙잡은 후 이들에게 필로폰을 판매한 B씨(59세)와 경남지역 판매책 C씨(56세) 등 6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주지역에서도 마약류를 밀수하거나 투약하는 마약류 범죄로 인한 단속건수가 급증하고 있어 이제 제주도민들도 마약을 ‘이 시대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마약류 투약자의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 마약류 투약자 직업군이 다양화되고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마약류 투약 연령이 점차 연소화되고 있다는 점 또한 심각한 부분이다.

마약류 투약자가 증가하고 있는 데에는 SNS와 온라인을 통한 불법 마약 시장의 확산에 힘입어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져 마약범죄 사각지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온라인 마약류 거래인 경우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일부 SNS에서 거래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마약류를 의미하는 ‘캔디’, ‘떨’ 등 은어를 검색하면 누구나 SNS 판매 글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거래 또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대금을 지불하게 되고 마약류 판매자가 특정 장소에 마약류를 숨겨 놓으면 구매자가 찾아가거나 창문 밖으로 던지는 소위 ‘던지기’ 수법을 이용하여 신분을 노출하지 않은 시스템으로 거래하고 있어 경찰이 마약사범 검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누구나 인터넷과 방송 등을 통해 마약에 대한 각종 정보를 쉽게 접하면서 마약을 단순한 호기심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호기심으로 시작한 담배를 평생 끊기 어렵듯이 마약 또한 서서히 신체와 정신을 좀먹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일시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중독되는 경우가 많아 건전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렇듯 마약은 한 번 손대면 중단하기가 어렵고 대부분은 갖은 수를 써서라도 마약을 손에 넣는데 몰두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 과정에서 구입자금 마련을 위한 강·절도 행각 및 처방전 위조 등의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마약 투약 후 강간이나 폭행, 떼강도 등 환각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다. 

약물 구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국내·외 범죄조직에 가담하여 운반책 등 중간책 역할을 하면서 마약류 유통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기도 한다.

사회에 많은 해악을 주는 마약범죄를 일소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같은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사형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아니더라도 마약류 유통책에 대해서만큼은 현재보다 좀 더 높은 형량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순 투약사범에 대해서는 처벌보다는 치료를 우선으로 하여 보호관찰제도와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를 활용하는 등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의 회복을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제주는 마약류 남용 문제가 아직 심각한 편이 아니라는 생각에 나와는 다른 남의 문제로만 치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마약 문제를 이제는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마약류 밀수범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리 차단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중독되어 헤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이들을 위해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등 정책적인 배려를 해주길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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