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 성지 떠오르는 제주…과제도 산적
워케이션 성지 떠오르는 제주…과제도 산적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2.09.29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워케이션 전국 각지서 호응…관광공사 프로그램 조기 마감
공유 오피스 공간 확보, 교통 불편 해소는 과제로 꼽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며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워케이션(Work+Vacation)’이 새로운 근무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재택근무 근로자는 2019년 9만5000명에서 지난해 114만명으로 12배 급증했다.

노동연구원의 지난해 고용영향평가 결과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사업체가 75.2%에 달하기도 했다.

강원, 부산 등이 기업 워케이션 유치를 위해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는 뛰어난 자연환경을 앞세워 워케이션 선도 지역으로 자리잡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제주를 워케이션 성장 가능성과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았다.

본지는 창간 77주년을 맞아 제주의 워케이션 추진 현황과 과제를 짚는다.

 

공유오피스 공간이 마련된 '세화 질그랭이 센터'에서 본 바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이주 로망 실현…워케이션 성지 되는 제주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한 달간 수도권 기업 26개사 임직원 3명을 대상으로 서귀포시 원도심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시행해 큰 호평을 받았다.

당시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갖춘 워케이션 환경을 높게 평가하며 100%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제주도는 이 같은 워케이션 프로그램 운영 성과에 따라 오영훈 지사의 핵심 공약인 ‘상장기업 20개 유치·육성과’ 맞물려 워케이션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 26일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로 유명한 위메이드 그룹과 투자 협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위메이드 그룹은 제주도와의 협약을 통해 주력 계열사인 ㈜전기아이피의 본사를 제주로 이전하고 도민 등 60여 명의 근로자를 채용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오는 11월 6일까지 제주도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참여, 계열사 임직원들이 서귀포시에 마련된 워케이션 오피스와 숙소에서 제주 생활을 2주간 미리 체험해 보기로 했다. 

워케이션 프로그램의 제주 이주 기업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은주 제주도 투자유치팀장은 “요즘 기업이 분산 오피스 형태를 많이 취하고 있어 제주에서 일하는 체험을 해 보고, 근무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느끼는 데 워케이션이 활용된 사례”라며 “위메이드가 기업 이전 유치 협약을 하고,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가 서울산업진흥원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이달부터 운영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도 모객 2주 만에 130개사에서 1030명의 재직자가 지원해 조기 마감되는 등 제주 워케이션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제주관광공사는 퇴근 후 여가 활동으로 카름스테이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관광지형과 지역 연계형이 공존하는 제주만의 워케이션 모델을 만들고 있다.

카름스테이는 ‘작은 마을’의 제주 방언인 ‘카름’과 ‘머문다’는 뜻의 영어 ‘스테이(stay)’의 합성어로, 지역 관광과 연계한 마을 체류 프로그램이다.

서귀포시 '헤이서귀포' 공유오피스 전경. 제주관광공사 제공.

▲사무공간 마련, 교통 불편 해소 과제…기업 비용 부담도

제주 워케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유오피스 등 사무공간 마련과 교통 불편 해소 등은 과제로 꼽힌다. 

다양한 업무 특성만큼 다양한 사무공간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도내 공유오피스 공간은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워케이션 관련 사업에만 50억원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부산과 일찌감치 워케이션 유치 사업에 나선 강원과의 차별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도 제주지역 워케이션 유치의 과제다.

워케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민섭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그룹 프로젝트 매니저(PM)는 “행정이나 민간의 공유 오피스가 읍면지역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해결하려고 제주도에서 워케이션 거점 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읍면 지역에 방치된 유휴 공간이 많다. 활용되지 않는 공공기관 건물 등을 워케이션 거점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지원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그룹 매니저 역시 “제주관광공사는 제주도와 협력해 공동 민간 투자를 통한 워케이션 빌리지를 조성하고, 농어촌 공간의 유휴시설 등을 활용한 체류형 워케이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퇴근 후 여가 액티비티 등 관광 활동 지원 정책을 추진해 제주의 읍면지역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이용객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