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간접흡연, 과연 괜찮을까?
전자담배 간접흡연, 과연 괜찮을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8.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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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언 ㈔제주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담배 연기와 냄새가 비교적 적어 상대적으로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덜하다고 알려진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궐련)보다 연기가 더 많이 나고 더 멀리 확산돼 간접흡연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연세대학교 환경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간접흡연 실외 노출평가 실험연구’에서 이를 연구한 ‘간접흡연 실외 노출평가 연구’ 결과가 지난 7월 21일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실외 흡연을 가정해 ‘궐련’,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를 기준으로  각각 3m, 5m, 10m 간격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 담배 종류별 연기 혹은 에어로졸이 이동하는 것을 카메라로 촬영해 공기 중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PM 1.0), 블랙카본 등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모든 담배 제품의 흡연·사용자로부터 3m, 5m, 10m 떨어진 장소에서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해당 담배 제품 흡연·사용 전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보다 높았다.

담배제품 1개비당(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액상 0.2g)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는 ‘액상형 전자담배>궐련>궐련형 전자담배’ 순으로 전자담배가 더 높게 나타났다.

측정 거리별로는 미세먼지 확산 거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권련형 전자담배>궐련’ 순으로 높았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미세먼지 확산 거리도 가장 길어 간접흡연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복합악취 강도는 ‘궐련>액상형 전자담배>궐련형 전자담배’ 순으로 나타나 액상형 또는 궐렬형 전자담배가 궐련에 비해 냄새와 불쾌감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랙카본 농도의 경우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제품 사용 후의 농도가 사용 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궐련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냄새 자극(악취)이 덜한 전자담배에서도 블랙카본 등 유해물질 배출되어 간접흡연에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 흡연 시 풍향에 따른 담배 연기 확산 모형을 분석한 결과 2m 이상 떨어져 있을 때 유해 물질 농도가 상당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 거리는 최소 3m 이상 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전자담배 사용 시에도 유해물질 배출에 따른 간접흡연 피해를 유의해야 하며 실내 사용 또한 자제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담배연기는 내뱉는 주류연과 대기 중에 타들어 가면서 발생하는 부류연(생담배 연기)으로 나눌 수 있다.

부류연 독성물질 농도는 주류연에 비해 약 2~3배가량 높고 입자 또한 작은 크기로 폐 깊숙한 곳까지 도달할 수 있다.

담배를 직접 피는 주류연에 노출되는 것보다 흡연을 하지 않지만 피해를 입는 부류연 노출이 더 많다는 것이다. 

전자담배인 경우 흡연식 담배의 대용품으로 교환식 카트리지 안에 있는 니코틴 농축액이나 담배향 액체를 수증기로 만들어 흡입할 수 있는 전자기기이다. 

이는 배터리, 무화기, 카트리지로 구성되며, 흡입대에 대고 흡입을 시작하면 전자칩에서 자동으로 충전된 전기를 무화기로 보내 열을 약간 발생시켜 카트리지에 있는 니코틴 액상 또는 담배향 액상을 수증기로 만들어 진짜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된다.

일단 전자담배는 담배와 같은 냄새가 나지 않고, 연기처럼 보이는 수증기도 금방 사라지는 특징이 있어 언뜻 보기에는 담배처럼 몸에 해롭지 않을 듯한 인상을 준다. 

모양은 마치 볼펜처럼 생겼고, 액체 니코틴도 화장품 병 모양 용기에 담겨있는가 하면, 그 맛도 딸기향, 포도향, 민트향, 블루베리향 등 다양하여 전자담배를 접하는 이들의 경계심을 불식시키기에 족하다. 

또한 타르, 일산화탄소 등 수천가지 유해물질이 있는 기존 담배와 달리 순수한 니코틴만을 흡입할 수 있어 기존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고 여겨져 흔히 금연 보조제로 이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실상은 일반 담배류로 분류되는 엄연한 ‘담배’이다. 전문가들은 금연 보조제 역할을 하는 전자담배가 오히려 흡연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일부 전자담배에서 크롬, 니켈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일반 담배에 비해 4배나 많이 검출되었다고 보도했으며, 미국 로즈웰파크 암센터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포름알데히드와 톨루엔이 훨씬 적게 들었지만 미세먼지는 동일한 수준이라며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근 복건복지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전자담배가 일반담배(궐련)와 비교해 냄새가 적기 때문에 건강을 덜 해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전자담배도 전기로 작동될 뿐 결국 니코틴이 들어있기 때문에 일반담배(궐련)과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금연 보조제가 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피우지 않는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일으키게 된다. 세상에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모든 담배는 몸에 해로우므로 애초부터 시작을 말아야 한다. 일단 시작했다면 빨리 끊는 것이 좋다.

이제 금연계획을 세우고 몸과 건강을 위하여 담배를 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야심 차게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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