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책과 함께
주말에는 책과 함께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5.12 1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설가 현기영에게 늙어감을 배우다...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노경에 접어들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꿈꾸게 되었다. 노경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이 적지 않는데, 그중 제일 큰 것이 포기하는 즐거움이다.”

‘순이삼촌’, ‘마지막 테우리’, ‘변방에 우짖는 새’ 등의 저자이자 제주출신 소설가 현기영씨가 산문집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를 발간했다. 이 책은 올해로 등단 41년이 된 작가의 3번째이자 14년 만의 산문집이다. 산문집은 작가의 회고록이자, 늙음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다. 산문집은 ▲인생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뻔한데 뭐 그렇게 힘들게 갈 것 있나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당신, 왜 그따뤼오 소설을 쓰는 거요 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이어 산문집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틈틈이 써오고 발표해온 산문 37편을 묶었다. 산문집에는 늙음을 접하면서 오는 인간으로서의, 소설가로서의 슬픔, 상실감과 또 그것을 받아들이며 생기는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는 노년에 접어들면서 이전 것들에 너무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고 흔쾌히 포기해버리는 것, 욕망의 크기를 대폭 줄이게 됐다고 말한다. 포기하는 대신 얻는 것은 자유다. 작가는 ‘자유’가 몸과 정신을 투명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오히려 젊어진 듯한 느낌마저 든다고 한다. 얼굴은 주름 잡혔지만 심장만은 주름살이 생기지 않는 그러한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것이다. 작가는 “진정할 수 없는 설렘, 그 아름다움을 전혀 몰랐던 젊은 시절은 이미 다 보냈다”며 “나의 노년은 아름답다. 한 해를 마감하는 저 들판이 아름답듯이 인생의 노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산책방. 1만2000원.

2)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상실의 시대’, ‘여자 없는 남자들’ 등의 저자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1979년 등단 이후 최초로 자신의 글쓰기 현장과 이를 지탱하는 문학을 향한 생각을 풀어놓은 책이 발간됐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가 그것이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저자는 35년간 지속적으로 쓰기 위한 일상적인 실천, 건전한 야심을 품고 해외시장에 도전한 개척자로서의 모험과 성공, 자신의 생업에 대해 지녀야 할 자질과 태도를 12개 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한 인터뷰나 에세이를 통해 언급했던 글쓰기를 비롯해 문학을 향한, 세계를 향한 생각을 이 책 한 권에 정리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가론적, 문단론적, 문예론적, 인생론적 이야기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대답이 되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내가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단편적으로 글들을 모아두었다. 나 자신을 위해 쓰기 시작한 글"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문학. 값=1만4000원.

3)미움받을 용기 2

3년전 홀가분하고 희망찬 마음으로 철학자의 서재를 떠났던 청년. 그랬던 그가 ‘중대한 고민’이 있다며 다시 철학자의 서재를 찾았다.  3년동안 청년에게는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일까? 도대체 그의 ‘중대한 고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아들러 심리학을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였다.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가 함께 집필한 '미움받을 용기 2'는 “아들러 심리학을 이해할 뿐 아니라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제기에서 집필되었고, 때문에 전작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3년 후 보다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다시 찾아온 청년. 그리고 새로이 ‘사랑과 진정한 자립’이란 주제로 ‘이해의 계단’을 준비한 철학자. 다섯 밤에 걸쳐 진행된 지난번 논의와는 달리, 이번 논의는 단 하룻밤에 끝나면서 그 공방도 더욱 치열하게 이뤄진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또다시 자신이 책 속의 주인공이 된 듯 그 내용에 빠져들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과 함께 도달한‘사랑과 자립’에 대한 새로운 통찰에 놀라게 될 것이다. 인플루엔셜. 값= 1만4900원.

4)고향 제주를 시에 담아

“동녘의 하늘 해 뜨고 온누리 비추고 있을 때 서녘의 석양 스스로 울어지면 내 작은 가슴 내려놓고 제주항 등대 불빛을 본다/저 초롱한 별빛 다 받으며 제주의 밤은 깊고 깊어 제 빛깔 하나로 순색을 내었다/(제주의 밤은 깊어가고 中)”
 제주한라대 국제관광호텔학부 교수인 정예실씨가 최근 첫 시집 ‘제주의 밤은 깊어가고’를 발간했다. 정씨는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고향 고산 수월봉 일몰의 앞바다, 유채꽃, 이름모를 야생화 등을 떠올리며 시를 썼다. 이는 모두 고향 제주와 연결고리가 있다. 그래서 시집제목이 ‘제주의 밤은 깊어가고’이다. 정 교수는 “아무렇게나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때로는 한라산을 보고 오름을 오르고 올레길을 걷는 등 일탈에서 느끼는 감흥을 비망록에 적어두었던 것을 모아두었다”며 “이 중에서 제주인이라는 긍지와 함께 시상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재 한국문학예술가협회,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제주도문인협회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삼아. 값=1만원.

박수진 기자  psj89@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