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도지사
감독과 도지사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2.08.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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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수를 보기 위해 주말 밤을 기다리는 축구 팬들이 많다.

축구 자체를 좋아하는 팬들로선 우리나라 선수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말 밤 정도는 흔쾌히 맞바꾼다.

특히 축구의 경우 선수만큼이나 감독에게도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그라운드 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건 선수들의 몫이지만, 어떤 선수를 어떤 위치에 배치할 지는 온전히 감독의 판단에 달려있다.

특히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전술을 바꾸고, 선수를 교체하는 것 역시 감독의 권한이다.

그래서 감독의 판단력과 지략은 스타 선수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만큼이나 팬들을 흥분케 한다.

감독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책임도 크다. 선수 기용이 불합리하거나 기대했던 성적을 내지 못하면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는다. 시즌 중에 경질되는 감독도 많다.

최근 양 행정시장 인선 과정을 취재하면서 자주 축구가 머릿속에서 겹쳐졌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고, 득점의 핵심은 ‘최전방’ 공격수다. 그리고 팀 공격수 중 누구를 경기에 내보낼지는 감독이 정한다.

도정 운영을 축구 경기에 대입해본다면 행정의 최전방은 양 행정시다. 도정의 비전과 정책을 도민 가장 가까이에서 실현하는 것이 양 행정시의 역할인 만큼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은 축구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최전방 ‘투톱’과 같다. 그리고 양 행정시장을 임명하는 것은 축구 감독처럼 제주도지사의 권한이다.

오 지사는 농지법 위반 등 여러 의혹에 휩싸인 인사를 양 행정시장에 임명하면서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피력했다. 선수 기용에 책임을 져야 하는 축구 감독이 겹쳐 보인 이유다.

민선 8기 제주도정의 경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도 정해졌다. 도민과 지역사회는 오 지사가 짊어진 책임이 도정의 승리를 가져올지, 아니면 패배할지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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