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맞는 목욕법
내 몸에 맞는 목욕법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8.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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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KBII 한국뷰티산업연구소 수석연구원

때를 미는 행위는 한국의 독특한 목욕 문화로 꼽힌다. 공중목욕탕에는 남의 때를 밀어주는 ‘목욕관리사’라는 직업도 있다. 인간은 각종 세균, 바이러스, 먼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씻지 않으면, 신체에 균이 쌓이는 것은 당연할뿐더러 균에 감염되기 쉽다. 목욕은 먼지나 이물질을 씻어내는 과정이자, 건강을 위한 신체관리 방법 중 하나다.

목욕은 머리를 감고 물로 몸을 씻는 행위를 말한다. 탁족, 발물, 물맞이 등의 생활풍습에서도 읽을 수 있듯, 목욕은 물로써 몸의 자연치유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대표적인 자연치료 요법이다. 목욕 문화의 전성기로 떠오르는 곳은 고대 그리스지만 만개한 시기는 고대 로마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는 목욕탕 때문에 망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목욕탕을 종합놀이공간으로 발전시켰다. 일본은 환경자원인 온천과 접목한 노천탕의 목욕 문화를, 아랍인은 척박한 모래바람과 장거리무역과 이동문화에서 오는 피로를 풀기위해 아랍식, 하맘 목욕 문화를 발전시켰다. 예를 들어 서구인은 욕조 속에서 몸을 씻고 샤워를 하나 우리는 욕실에서 씻고, 욕조 속에 몸을 담근다. 이와 같이 입욕행태가 다른 이유는 목욕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목욕 문화도 역사와 더불어 시대별 가치관에 따라 발전해왔다.

우리나라에서 목욕이라고 할만한 비교적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삼국시대이다. 그 중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그의 왕비 알영이 목욕을 한 후 몸에서 광채가 났다는 기록에서 신라인이 물을 신성시하며, 목욕을 중요시하고 목욕재계를 계율로 삼았다. 고려도경에는 고려인들이 하루에 서너차례 목욕을 했고 개성의 큰 내에서 남녀가 한데 어울려 목욕을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국시대의 목욕이 종교적 의미가 강했다면 고려시대부터는 점차 목욕이 질병치료와 예방의학의 개념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고려와 조선의 상류층 여성들은 특별히 미용목욕을 즐겼는데 주로 식물의 잎이나 줄기 등을 증탕하여 목욕물에 섞어 넣는 것으로 주로 난초 물을 이용한 난탕이 은은한 향이 있어 인기가 있었다. 적절한 한증욕은 스트레스해소, 숙취제거, 어깨통증,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 조선시대 궁중 약욕법은 종류도 다양하고 질병에 따라 선택되는 약재도 엄격해서 고도로 발달된 면모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약재에서 우러나온 성분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피부병, 종기, 가려움증과 같은 외적 질환은 물론 신경통, 관절염, 냉증과 같은 내적인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했다는 기록이 있다.

전신욕은 뜨거운 물에 어깨까지 모두 담그는 목욕법이다. 전신욕은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온열작용이 활발해 인체의 신진대사를 더욱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피로물질인 젖산이 빨리 배출되도록 돕고, 몸 안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보통 고온욕(42~45도), 미온욕(39~42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25도 이하의 냉수욕은 위산분비를 촉진 시키는 효과가 있어 소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고혈압이나 뇌졸중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활발한 신진대사가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너무 높은 온도에서 목욕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냉온욕은 찬물과 더운물에 번갈아 들어가는 물 치료법의 일종이다. 온탕욕에 비해 노폐물 배설 및 피로회복 효과가 크다. 피부가 수축확대를 거듭하며 모세혈관을 자극해서 혈액순환을 강력하게 촉진,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정상인의 경우, 냉온욕을 자주 해주면 여름에는 더위를 덜 타고 겨울에는 추위를 잘 견디는 신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방법은 온탕은 41~43도, 냉탕은 14~18도가 적당하다. 처음에는 냉욕부터 시작해, 전신 냉욕 1분·전신온욕 1분을 8~11회 반복한다. 반신욕은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8도 정도의 물에 명치 아래, 즉 하반신만 20~30분간 담그는 목욕요법이다. 하반신 혈액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에 생리통, 자궁 통증 등의 부인병을 비롯, 전립선 이상 징후와 치질이나 하지 정맥염, 만성위염이나 위·십이지장 궤양 등에도 치료효과가 크다. 
족욕은 우리 몸은 심장 주변보다 발의 온도가 낮다. 이러한 불균형이 심장으로 들어가야 할 혈액을 발에 머무르게 하는 데, 이는 하지 경련이나 부종, 저림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럴 때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을 하면, 발의 온도를 높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데 도움이 된다. 보통 종아리까지 물에 담그고 20~30분 정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목욕은 단순히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 외에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온열 작용을 통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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