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시 옵서양” 바다거북 6마리 응원 속 ‘제주서 바다로’
“또시 옵서양” 바다거북 6마리 응원 속 ‘제주서 바다로’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2.08.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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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바다거북 6마리 방류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바다거북이 백사장에서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정용기 기자

“또시 옵서양!”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 6마리가 사람들의 응원 속에 방류되며 바다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양환경공단 등은 25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구조·치료되거나 인공 증식한 바다거북 총 6마리 방류 행사를 진행했다.

방류된 거북은 지난해 5월 전남에서 구조된 무게 75.8㎏, 길이 80㎝가량의 푸른 바다거북, 지난해 6월 경북 영덕에서구조된 69.7㎏, 71㎝짜리 붉은 바다거북, 지난 6월 서귀포시에서 구조된 8.4㎏, 41㎝의 붉은 바다거북, 인공증식된 매부리 바다거북 3마리 등 6마리다.

이들 바다거북은 20m 길이의 백사장을 거쳐 바다에 몸을 담갔다. 몸통이 완전히 물에 잠기자 바다거북은 빠른 속도로 헤엄쳐 먼 바다로 나아갔다.

일부 개체엔 위치추적장치(GPS)가 부착됐다. GPS는 바다거북이 야생에 잘 적응하며 이동하고 있는지, 증식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사람들은 ‘또 오세요’라는 제주 사투리 “또시 옵서양”을 외치며 다가올 겨울을 잘 나고 먹이가 풍부한 제주 바다로 돌아올 것을 기원했다.

이날 방류 행사에는 인파가 몰렸다. 특히 어린이들이 바다거북에 큰 관심을 보이며, 헤엄치는 바다거북을 보며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현장에서 자녀와 바다거북 방류를 지켜 본 김모씨(45)는 “요즘 뉴스에 바다거북, 돌고래 사체가 발견된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는데, 바다에서 잘 살라고 자녀와 함께 응원했다”고 말했다.

25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바다거북 6마리 방류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바다거북이 백사장에서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정용기 기자

이날 바다거북이 방류된 중문 색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바다거북이 산란한 기록이 있는 유일한 곳이다. 1999년부터 여러 차례 바다거북의 산란이 확인됐다.

특히 주변해역은 어업용 그물이 적어 혼획의 위험성이 낮고 먹이가 풍부하며, 따뜻한 태평양으로 이동이 쉬워 바다거북의 생존에 적합해 2017년부터 바다거북의 해양방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바다거북은 총 7종이 서식하고 있지만, 환경오염에 따른 서식지 훼손으로 7종 모두 멸종 위험에 처해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바다거북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 보존, 인공증식 및 자연방류 등 바다거북의 개체 수 증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수부도 국내 연안에 서식하는 바다거북 5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연안에 좌초되거나 표류하는 바다거북을 구조·치료하고 인공증식 연구를 통해 종 복원과 개체 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부터 구조·치료된 개체와 인공증식을 통해 증식된 개체 등 바다거북 총 134마리가 바다로 되돌아갔다.

특히 지난해 방류된 바다거북에 부착된 GPS 위치추적 결과 베트남 동부 해안까지 이동해 겨울을 보내고 다시 우리나라 연안으로 돌아오는 것이 확인됐다고 해수부는 전했다. 일부 개체는 자연 번식에도 성공했다.

25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바다거북 6마리 방류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바다거북이 백사장에서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정용기 기자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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