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도 반한 제주 남방큰돌고래
‘우영우’도 반한 제주 남방큰돌고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8.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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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식 제주도의회 의원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어르신이나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자신이 살던 곳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돌봄 시스템이다.

본래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동물에게도 행복하기는 마찬가지인 듯싶다. 돌고래쇼장을 폐쇄하고, 사육 돌고래들을 야생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쉼터를 조성하여 돌고래들을 내보내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시설에서 갇혀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간 돌고래들이 잘 적응하고 있고, 마지막 남은 비봉이도 고향 품으로 돌아갈 수 있어 늦었지만 다행이다.

다만 보호종으로 지정받지 않은 21마리 돌고래들은 아직도 수족관에 갇혀 돌고래쇼에 이용되고 있는데 이들도 하루속히 방류해야 한다고 본다.

음파로 지형지물을 알아채는 돌고래들에게 수조는 생지옥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실제 동물을 가둬 놓는 기존시설을 가상 전시시설로 전환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수족관 설립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서 해양동물 안전을 위해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정한 멸종위기 해양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곳에 분포하고 있지만 개체수가 2000마리에 불과하고 제주연안에는 12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안에 정주하는 특성이 있어 해안가에서도 돌고래 떼가 유영하는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 일대에서 고래를 볼 수 있는 확률은 무려 80%에 달해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돌고래에 대한 관심 또한 증폭되었다. 이에 따라 남방큰돌고래를 보기 위해 입도하는 관광객이 늘었고 쉴 새 없이 오가는 관광선박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가 거의 매일 나타나는 대정읍 일대엔 하루 20여 차례 관광선이 운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관광선 숫자가 3배 가까이 늘었다.

관광선박뿐만이 아닌 제트스키, 소형선박 등이 돌고래가 목격될 경우 지나치게 가깝게 다가가는 사례들이 많다 보니 스크류에 걸려 등지느러미가 잘려나가고 선박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먹이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선박관광에 대한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해수부가 2017년부터 돌고래 보호를 위해 50m 이내 선박 접근을 금지시켰지만, 강제조항이 아닌 단순한 지침이다 보니 이를 어기는 사례들이 많다.

각종 개발과 매립, 그리고 하수처리장이 넘치면서 바다에 버려지는 오폐수 등으로 제주 해양이 몸살을 앓고 있다. 폐어구나 해양쓰레기에 지느러미나 꼬리가 잘려 죽어간 남방큰돌고래가 적지 않고 최근엔 구강암에 걸린 돌고래까지 발견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 서식환경이 극도로 나빠지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연안 생태계의 최상위 해양동물로서, 이들의 건강상태와 개체수는 연안 생태계의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한 척도로 여겨진다. 연안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는 것이 바로 제주바다를 지키는 것이다. 

깜찍하기도 하고 우리 인간에게 친숙한 남방큰돌고래가 어쩌면 제주의 판다가 될 수 있다. 도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돌고래보호구역을 지정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여태껏 제주연안 생태계와 제주해녀를 지켜온 마스코트와 같은 상징성이 있다.

남방큰돌고래와 함께 공존하는 제주 미래를 상상하며,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과 사람이 행복한 제주를 꿈꿔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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