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뱃속 스티로폼·고무..‘멸종위기종 전방위 위협’
바다거북 뱃속 스티로폼·고무..‘멸종위기종 전방위 위협’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2.07.27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붉은 바다거북 앞다리가 낚싯줄에 감겨 깊은 상처가 나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제공.

속보=‘스티로폼, 낚싯줄, 그물, 고무….’

각종 쓰레기가 멸종 위기에 처한 해양동물을 전방위로 위협하고 있다.

27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센터와 전국 10개 수의학과 대학생 20여 명, 수의사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제주에서 발견된 올리브 바다거북, 붉은 바다거북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이들 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부검 결과 올리브 바다거북 뱃속에선 스티로폼과 그물, 고무 등의 이물질이 발견됐다.

장에서는 궤양 및 출혈도 관찰됐다. 방광 부위에는 침전물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당 거북이가 발견 당시 무게가 약 10㎏ 정도에 불과했는데, 뱃속 이물질 때문에 먹이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붉은 바다거북 부검에선 오른쪽 앞다리에 낚싯줄이 여러 번 감겨 상처가 깊게 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거북이가 낚싯줄에 의한 상처 때문에 제대로 된 유영을 할 수 없어 호흡에 문제가 발생했고,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19일 뱃속에서 성인 엄지손가락 크기의 낚싯바늘 여러 개가 발견된 인도태평양상괭이(본지 7월 20일자 5면 보도)에 이어 바다거북에서도 폐기물이 발견되면서 멸종위기종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제주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는 총 18마리다. 상괭이 사체도 올해에만 30마리가 발견됐다.

김병엽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장은 “부검 자료를 토대로 구체적인 보호방안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질병이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