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만남이 성범죄로..제주 미성년자 피해 ‘심각’
랜선 만남이 성범죄로..제주 미성년자 피해 ‘심각’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2.07.26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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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의 덫 SNS, 청소년이 위험하다]
1. 우후죽순 SNS 플랫폼...미성년자 피해 지속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청소년 성범죄 피해의 덫이 되고 있다.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부터 오픈채팅방, 인스타그램 등에서 미성년자가 호기심으로 시작한 온라인 만남은 성폭력 피해로 비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플랫폼엔 범죄예방 장치가 사실상 없다. 각계에서 계도와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나 성범죄는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범죄 피해를 예방하고자 SNS에서 시작된 미성년자 겨냥 성범죄 실태를 조명하고 관련 대책, 과제 등을 조명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랫폼이 우후죽순 늘어나며 제주 미성년자들이 성범죄 피해에 무방비 노출되고 있다.

미성년자가 호기심에서 시작한 ‘랜선 만남’은 디지털 성범죄는 물론 대면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26일 복수의 SNS 플랫폼을 확인한 결과 채팅 애플리케이션, 오픈채팅방, SNS 메시지 등을 통해 나이 제한 없이 불특정 다수와 대화가 가능했고 여행, 소모임 약속도 잡을 수 있었다.

이처럼 모두에게 열린 SNS는 미성년자도 별다른 제약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관심 받길 원하고 SNS에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고 싶어하는 미성년자는 온라인에서 자신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이 때문에 SNS 친구에게 사진, 영상, 개인정보를 상대적으로 쉽게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성범죄 피의자는 이 같은 미성년자의 특성을 노리고 친밀감을 앞세워 접근하고 있다.

실제 최근 도내에서 성인 남성이 SNS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한 후 직접 만나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최근 도내 모처 차량 안에서 2∼3개월 전 SNS로 만난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미성년자의제강간)로 20대 남성을 구속했다.

공중보건의로 복무 중이던 또 다른 20대 남성은 지난해 8월 도내 한 오피스텔에서 SNS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39)은 2019∼2020년 SNS 오픈채팅방으로 청소년 44명을 유인해 성착취물 1200여 개를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021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총 400여 건에 달한다.

범죄 유형도 성폭행, 강제추행, 카메라 등 이용촬영, 통신매체이용 음란, 성적목적 다중이용장소침입 등으로 다양하다.

디지털성범죄(제작·유통·유포·촬영·공연전시·소지 등)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23건 발생했다.

이 중 아동음란물 관련은 2015년 1건에서 2019년 19건으로 늘었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SNS 등 온라인 성범죄에 취약한 청소년 대상 피해예방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성범죄자의 SNS 이용을 제한하기 어렵고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어 교육 및 홍보 실효성을 더 확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계속>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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