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짱 되려다 몸 망가지지 않으려면 
몸 짱 되려다 몸 망가지지 않으려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7.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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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정형외과 전문의

본격적인 여름이다. 

연일 30도를 오르는 불볕 더위에 해수욕장으로 인파가 밀려들고 거리에는 노출이 심한 옷이 유행이다. 

30대 직장인 김씨는 친구들과 해수욕장에 놀러 가서 멋진 몸매를 뽐내고 싶어 최근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했다. 처음에 러닝머신에서 걷기만 하던 김씨 눈에 근육 운동하는 사람들이 들어왔다. 아령과 기구 운동하는 사람들을 곁눈질해가며 조금씩 따라 하더니 내친김에 보디 프로필에 도전하기로 했다. 벽에 붙어있는 피트니스 모델 사진을 보며 몸 짱이 되고 싶은 욕심에 이를 악물고 운동에 매진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운동할 때만 아프더니 나중에는 옷을 갈아입기 힘들 정도로 아파서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김씨는 특별히 다친 것도 아닌데, 운동 좀 했다고 왜 이렇게 아픈 걸까 ? 

어깨의 지붕에 해당하는 ‘견봉’과 그 아래에 있는 팔뼈 (상완골두) 사이에 회전근 힘줄과 ‘점액낭’이라는 기름주머니가 있다. 이는 어깨를 움직일 때 견봉과 회전근 힘줄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어 운동을 부드럽게 하고 힘줄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팔을 머리 위로 높이 들거나 회전할 때 견봉과 회전근 힘줄 사이가 좁아져 서로 마찰하고 부딪히면서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고 힘줄이 끼이면서 상하게 된다. 근력 운동은 여러 세트를 반복하고, 중량을 들기 때문에 이러한 마찰에 의해 힘줄의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증가한다. 

대부분 일반인들은 특별한 교육이나 기초 지식 없이 주변 사람 따라 기구 운동을 한다. 특히 잘못된 자세에서 무거운 기구를 들거나, 기구를 떨구는 사고를 당하면서 어깨를 다치기 쉽다. 안전하게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근력과 운동 경력에 맞는 자세와 강도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운동 방법 중에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자세나 동작이 있을까?

벤치프레스와 아령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운동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팔꿈치가 어깨높이보다 올라가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벤치프레스의 벤치를 비스듬히 세워 의자처럼 만들면 기구를 들 때 만세 하듯이 팔이 머리 위로 뻗게 된다. 이러면 견봉과 회전근 힘줄의 마찰이 심해져 좋지 않다. 반대로, 벤치를 거꾸로 눕혀 머리가 다리보다 낮게 누운 자세가 되면 기구를 든 팔이 머리보다는 다리를 향해 뻗어져 어깨 힘줄의 마찰을 줄일 수 있어서 좋다. 

더불어, 본인 근력에 비해 너무 무거운 중량으로 벤치프레스를 하면 어깨뼈가 뒤로 밀리면서 후방 관절막이 손상될 수 있다. 어깨 주변의 다른 근육들이 골고루 발달되기 전에 무턱대고 시작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보통 초보자들은 눈에 잘 보이는 가슴 근육과 이두근만 키우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근육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거북목 자세가 되고 어깨충돌증후군을 악화시킨다. 어깨 건강을 위해서는 견갑골 안정화 운동을 병행하여 어깨 주변 근육을 골고루 단련해야 한다. 균형 잡힌 운동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필자는 어깨의 근육 강화 운동을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환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상 방지를 위해 운동 전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잊지 말자.

운동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내 몸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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