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 종구 생산을 위한 제주농산물원종장의 땀방울
무병 종구 생산을 위한 제주농산물원종장의 땀방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6.28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성년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 농업연구사

‘農夫餓死枕厥種子’(농부아사침궐종자)라는 속담은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라는 뜻이다. 농부는 배가 고파 죽을지언정 앞으로 지을 농사를 위해 씨앗은 남겨둔다는 말로 종자의 귀함과 소중함을 잘 표현한다.

제주농산물원종장은 식량작물, 화훼 및 원예작물의 종자를 생산하고 농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조직배양(tissue culture)기술을 이용하여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탐나’ 감자, ‘대사니’ 마늘 등 우량 종구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직배양(tissue culture)기술이란 무엇인가?

식물은 신기하게도 전체형성능(全體形成能)이란 특별한 능력을 갖는다. 이 능력은 식물의 잎, 줄기, 뿌리 등 일부분을 잘라서 그 조직을 살균한 후, 영양분이 있는 시험관 내에서 무균상태로 배양하게 되면 새로운 하나의 완전한 식물체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전체형성능을 이용하여 식물 조직의 세포로부터 완전한 식물체를 분화시키는 기술을 조직배양이라고 한다. 

감자, 마늘, 백합과 같이 영양번식을 하는 작물의 병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이러스병이다. 이것은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고 한 번 감염되면 식물 전체에 번져 모자이크 무늬, 줄무늬, 위축 등 특유한 증상이 나타나고 대대로 전염되기 때문에 종자로 사용하기에 곤란하다.

그런데 식물체 전체에 바이러스가 퍼져 있더라도 뿌리의 바로 윗부분이나, 줄기 끝에 있는 생장점 조직에는 바이러스가 거의 없다. 이 생장점을 인공배지에서 키우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바이러스 프리(virus-free) 개체가 되며, 이것을 격리재배하여 증식시켜 농가에 보급하는 일을 제주농산물원종장에서 하고 있다. 

생장점 배양은 생장점 조직을 해부현미경을 이용하여 떼어내어 배양하며 감자와 백합의 경우 약 60일, 마늘은 45일간 무균상태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배양 조건에서 배양하게 된다.

생장점 치상 후에도 기내 소구 수확까지 마늘은 100일, 백합은 240일이 더 소요되며, 감자의 경우 경삽묘 생산을 위해 160일간의 배양이 더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식물체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차례에 걸쳐 배지를 교체해 주는 등 까다로운 환경관리는 필수이다.

한 개의 배양구를 얻기 위한 일련의 과정은 많은 전문인력, 시간, 땀방울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감자 한 알, 마늘 한 쪽의 가치를 알기에 숱한 노고에 더 큰 열정을 쏟아붓는다.

그것은 바이러스에서 자유로운 가장 건전한 식물체이며 지금보다 우량하고 양질의 종구로 활용되어 제주 농가의 소득 증대 및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