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치안 현장 대응력 강화 성과”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치안 현장 대응력 강화 성과”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2.06.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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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제주 출신’ 고기철 전 청장
고기철 전 청장이 21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고기철 전 청장이 21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제주 출신’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장으로 역사에 남게 된 고기철 전 청장이 32년 ‘경찰인’의 길의 끝에 다다랐다.

22일 제주도경찰청을 떠난 고 전 청장은 재임 기간 지역 치안에 ‘제주다움’을 채워놓으며 도민들의 안전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자치경찰제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동시에 제주경찰이 곧 대한민국 경찰의 상징이라는 자부심을 한 층 끌어올리면서 후배 경찰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본지는 이임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고 전 청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소회를 들어봤다.

다음은 고 전 청장과의 일문일답.

■ 32년 경찰인으로서 걸어온 길을 되짚어본다면 = 경기도 안성경찰서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후 20년 만인 2010년 총경으로 승진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 파견돼 대기업의 자금 세탁과 국세포탈은 물론 테러나 범죄에 흘러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는 등 국가안위를 보호하는 경험을 쌓았다.

경기경찰청 형사과장 재직 당시 60대 부부 살해사건의 범행 도구를 9일 만에 발견해 사건을 해결한 기억도 여전히 생생하다.

경무관으로 승진한 후 2018년 제주경찰청 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토록 고대하던 고향에서 일하게 됐다. 이 때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의 초석을 마련했으며, 제주의 인재들이 지역 사회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치안감으로 승진한 2021년 너무나도 영광스럽게 제주도경찰청장에 부임했다. 제주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제주 출신 청장이 된 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그만큼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부단히 노력했다.

제주경찰 모두의 아낌없는 성원 덕분에 32년 경찰의 길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제주경찰청장 재임 기간 성과는 = 1호 시책으로 여성폭력 및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한 현장 대응력 강화를 추진했다. 민감대응시스템을 도입해 주의·위기·심각 단계별 세부 조치를 취함으로써 여성 폭력 사범 검거율이 크게 증가했다.

또 도민들의 재산을 빼앗는 보이스피싱을 ‘재난’으로 간주해 범인 검거는 물론 언론 등과의 협업을 통해 예방 활동에 주력했다.

경찰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현장 대응력’이다.

제주의 치안 시스템은 인구가 많은 해안가에 집중돼 있어 인구 유입이 늘어난 중산간 지역과의 치안 서비스 격차가 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산간 안심경찰’을 운영해 현장 도착시간을 도심지와 같은 4분대로 앞당기는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여성 1인 가구가 많은 원룸을 대상으로 ‘안심원룸 인증제’를 활성화해 시설주의 자발적인 환경 개선을 유도했고, 제주도 및 민간기업과 함께 ‘AI 실종자 수색·추적 신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해 도민 안전에 세심하게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제주경찰이 추진해야 할 남은 과제가 있다면 = 제주도자치경찰단과 제주경찰청이 수행하는 자치경찰사무는 매우 유사해 업무 중복과 비효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법령에 명시돼 있는데 바로 제주도지사와 제주경찰청장이 체결하는 ‘업무협약’이다.

자치경찰단과 제주경찰청이 역할을 잘 나누고, 각자의 역할 안에서 책임성을 가하면 도민 안전을 훨씬 제고할 수 있다. 특히 도민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새로운 제주도정이 출범하고 새로운 제주경찰청장이 부임하면 업무 협약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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