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서비스 ‘부르미’
찾아가는 서비스 ‘부르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6.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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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광주광역시 서부교육지원청 민주시민교육지원과 전문상담순회교사

지난 3월 초부터 광주광역시 서부교육지원청 전문상담순회교사로 일하면서 전문상담교사 미배치 학교에 순회상담을 하고, 교육지원청의 행정업무를 시작하였다. 자연스럽게 제주교육청과 광주교육청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서 서로의 다른 점, 좋은 점이 보여서 윈윈할 수 있는 제도가 보인다. 

4·16 세월호 8주기를 보내면서 교육청 차원에서 다시는 이런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우리의 다짐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청 입구 소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 교직원이 함께 참여하였다. 노란 리본이 꽃처럼 피어난다. 각 학교에서도 자체적으로 추모행사를 통해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통해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나라,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의 시간을 가졌다. 

광주교육청에는 찾아가는 서비스 ‘부르미’가 있다. 학교폭력 및 위기 학생 발생 시 학교현장에 맞춤형 컨설팅을 위해 부르미 위원을 3월 초 교육청에서 위촉하여 운영하고 있다. 부르미 위원들은 학교폭력 사안과 위기 관련 경험이 많은 교장, 교감, 수석교사, 상담(교)사, 장학사, 변호사 등 3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위기 학생 신속 지원, 학교폭력 예방, 학교폭력 대처방안, 교육기관, 상담기관 연계 컨설팅, 학교폭력 관계 회복 지원을 돕는다. 

실제로 학교 내 다양한 위기 학생들이 발생한다. 자해, 자살 사안과 ADHD 학생의 공격적인 행동, 비행으로 인한 교사와의 갈등 때문에 교실 수업에 어려움, 부모의 부재로 인한 돌봄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학생, 사소한 장난이라고 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 관계를 힘들게 하고 지속적인 폭력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병원 연계 및 상담활동 등의 일을 돕게 된다.

교실에서 학생인권과 학습권이 중시되면서 한두 명의 위기 학생으로 인해 전체 학생이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발생한다. 

정환이는 ADHD 진단을 받은 학생이다. 정환이는 과잉행동으로 스스로 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손발을 잠시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수업시간에도 혼자 돌아다니거나 수다스럽게 말을 많이 한다. 집중력이 부족하여 한 가지 과제나 활동을 끝까지 몰두하지 못하고 자신의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선생님의 지도에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진다. 충동성은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이 끝나기 전에 질문하고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활동에 간섭하고 방해하고 아이들의 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친구들은 교실에서 이런 정환이의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다른 학부모들의 민원이 있지만 정환이 어머니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정환이를 키우며 내성이 생겨서인지 점점 발작 수준의 강도가 세어져도 교실에서 그냥 지내기를 원하신다. 정환이는 학교에 와서 기분이 상하면 집으로 가겠다고 큰소리로 발작하고 자해하면서 죽겠다고 한다. 3층에서 뛰어내리겠다고 창문에 올라가기도 하여 선생님들이 달래어 내려오게 하였다.

부르미 위원들은 학교 내 위기관리 위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학생의 가정과 학교, 주변에 도울 협력 상담 관련 기관 연계 방안을 모색한다. 학교 내에서는 처음 겪는 어려움을 함께 염려해 주며 방법을 같이 찾아 주게 되니 든든한 지지가 된다.

ADHD 아동은 질병으로 뇌의 망상 활성화 시스템의 활성화 정도가 보통 사람에 비해 낮아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잉행동과 신경 전달 물질 부족과 신경생리학적인 원인으로 약물 치료 없이 호전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므로 약물과 행동 치료가 함께 이루어질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행동 치료에서는 작은 목표를 한 단계씩 정하여 단계별로 칭찬과 격려를 자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정환이는 학기 초에 아이들과 나타나는 갈등을 담임교사가 빨리 인지하고 부모, 학교, 교육청이 서로 연계하여 아이가 학교생활을 스스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신속한 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지쳐있는 엄마에게는 지역사회에서 함께 도울 수 있는 상담기관과 연계해서 다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전국에서 119가 응급상황을 처리하듯 광주교육청에는 ‘부르미’가 있어서 위기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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