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깊은 줄기를 따라 이어진 시인의 호명이 제주가 품은 슬픔을 어루만진다.
제주시조시인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한희정 시인이 최근 펴낸 시집 ‘목련꽃 편지’다.
한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총 5부에 걸쳐 71편의 시조를 실었다.
그는 이번 시집으로 ‘제주’라는 장소가 품고 있는 슬픔과 트라우마를 해후하고 공유한다.
이는 제주4·3이라는 민족적 트라우마에서 비롯돼 지극히 개인적인 그리움과 사랑이 담긴 정서 표현의 방식으로도 드러난다.
시인은 제주의 곳곳을 호명하며 그에 담긴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그 대상은 가족과 부모, 벗과 지인에서부터 공간에 깃든 많은 이들의 이야기, 역사 속 이름 없이 저문 이들에게까지 이어진다.
때론 애잔한 슬픔으로, 때론 격정과 분노의 목소리로, 수만의 감정이 깃든 이야기들이 정갈한 정형률에 담겨 전해진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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