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땀, 눈물
피, 땀, 눈물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2.06.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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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전국소년체전이 나흘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400명의 선수를 비롯한 제주선수단은 당초 목표였던 19개의 메달보다 두 배가량 많은 무려 34개(금 8, 은 11, 동 15)의 메달을 차지하며 제주체육의 위상을 드높였다.

기자는 이번 대회 첫날부터 3일차까지 경상북도 일원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두 눈으로 보며 감동과 아쉬움을 함께했다.

최강 전력의 유도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농구(남자 13세이하부), 승부차기 끝에 결승에 진출한 축구(여자 13세이하부) 등을 보면서 선수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릴 때에는 벅찬 감정이 느껴졌다.

그러나 기쁨이 아닌 아쉬움의 눈물도 많았다.

컨디션 난조로 유독 그날따라 경기가 안 풀리는 등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이 경기장 뒤편에서 몰래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아쉬움은 전력 분석 결과 메달 획득이 확실시됐던 테니스(남자 16세이하부)에서 실격패를 당한 점이다. 오랜 기간 피, 땀, 눈물을 흘린 선수들은 공 한 번 만져보지 못하고 경기장을 나왔다.

제주 테니스가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실격 처리된 이유는 ‘미등록 지도자의 오더 제출’ 때문이다.

대회에 앞서 학부모들은 그동안 선수들을 지도했던 A씨를 선발팀 감독으로 등록해줄 것을 제주도테니스협회와 제주도체육회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끝내 묵살됐고 다른 지도자가 배정되지도 않았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소년체전이었던 중3 테니스 선수들은 체육기관·단체의 허술한 대처로 경기 후 아쉬움의 눈물조차 흘릴 수 없게 된 셈이다.

제주도체육회는 스포츠공정감찰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책임자에 대해 엄중 문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랜 기간 피, 땀, 눈물을 흘린 선수들이 왜 경기조차 치르지 못했는지 꼭 규명되기를 바란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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