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만큼만
2022년 5월만큼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5.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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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칼럼리스트·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2022년 5월은 국가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유별한 달로 변화와 감동의 연속이었다. 

평소에도 5월은 행사가 많다. 1일 노동절,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에 석가탄신일이 겹쳤고, 이어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이 있다. 마치 인생역정을 압축한 달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5월은 역사에 기록할 만한 다양한 감동이 넘쳤다. 10일 윤석열 새 정부가 탄생하였으며 구중궁궐 청와대를 개방해 국민의 품으로 안겨주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22일 한미정상회담, 23일 노무현 13주기 추도식, 23일 0시는 몸값 1600억원의 축구 월드스타 손흥민 EPL 득점왕 등극.

언제나 5월은 삼라만상이 녹색으로 뒤덮고 푸름만큼이나 어린이 행사도 많고 부모님에게 카네이션도 달아주고 부처님의 가피로 자비와 공덕을 베푸는 풍성한 가정의 달이다. 일 년 열두 달 오월만큼만 했으면 한다. 가정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안식처요, 행복의 공동체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예외 없이 5월은 누구에게나 희망을 품게 하는 행복한 달이다. 

1922년 5월 1일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선포했다. 올해는 어린이날 100주년이다. 올해는 장난감도 50% 할인 행사가 많아 손자들에게 선물하였다.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누는 소통과 사랑처럼 지역사회와 국가에도 배려와 사랑이 넘쳤으면 한다.

지난 5·18 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식에서 42년 만에 처음으로 여야가 손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이 모습을 보는 시민들도 5월의 감동이 제각각이었다. ‘나의 오월은 민주주의를 지켜낸 자부심이다, 나의 오월은 다짐이다. 우리의 오월은 하모니다.’ 42년 전 5월 수많은 광주시민들은 총칼에 짓밟히고 피로 물들였다. 그 희생 위에 민주주의 씨앗을 움트게 한 것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금남로 245 빌딩이다.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난사한 총탄 245발의 탄흔이 박혀있어 그 이름을 245 빌딩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비통한 아픔을 거치면서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세계 10대 국가로 발전한 것이다.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새 정부가 탄생하였다. 진보 정권에서 자유 우파 정권으로 바뀌면서 우여곡절 끝에 탄생하였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표방하면서 세상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세계정세 속에 많은 우려를 불식하며 윤석열 정부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로 개방경제정책을 내세우면서 IPEF에 가입했다. 또 과거 북한 눈치를 보면서 하는 유화정책은 실패했다고 비판하며 ‘핵은 핵으로’란 대북 초강수를 두어 안보 문제에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켰다. 

미적지근하지 않고 화끈하고 속 시원하게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도 박수를 보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사적 만남에서 유머와 감동이 넘친 일화도 소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married up’ 한 남자”라고 윤 대통령 부인을 칭찬했고, 윤 대통령은 예이츠 시를 인용해 “인생의 영광은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가. 훌륭한 친구를 가진 데 있다”고 하자,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we go together”라고 화답했다. 두 대통령의 덕담은 장미꽃 오월이 되었다.

올해 5월의 의미는 무엇인가. 대통령이 이·취임하는 순간, 하늘에는 원형 무지개가 떴다. 이 깊은 뜻은 하느님만이 안다.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이 다양한 사회 갈등을 멈추어 통합·소통·상생으로 대한민국 미래에 행운을 주는 상징이기를 기원한다.

그래도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한 어린이 꿈나무들에게 5월의 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손흥민이다. 그는 득점왕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패스도 잘하고 페널티킥도 양보하는 인격의 아이콘이다. 축구왕뿐만 아니라 인격에서도 월드스타가 된 손흥민과 그의 아버지의 대화는 감동 그 자체다. “나의 축구는 오로지 아버지의 작품”이라는 손흥민의 말에 대한 아버지 화답은 “난 최고 행복한 볼보이”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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