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트라우마센터, ‘치유 안식처’ 역할 톡톡
4·3트라우마센터, ‘치유 안식처’ 역할 톡톡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2.05.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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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소 2주년…유족 호응
이용 건수 1만7000건 넘어
4·3트라우마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미술 치유 프로그램 모습. 4·3트라우마센터 제공
4·3트라우마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미술 치유 프로그램 모습. 4·3트라우마센터 제공

4·3트라우마센터가 제주 4·3 유족들의 ‘안식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6일 개소 2주년을 맞은 4·3트라우마센터는 4·3 생존 희생자 및 유족 등 국가폭력이나 국가사업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설립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함께 시범 운영 중인 4·3트라우마센터는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 유족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국가폭력 트라우마에 대한 공동체적 연대감 조성 ▲4·3 단체 및 트라우마 관련 전문가 등 지역 공동체와의 네트워크 구축 ▲국내·외 학술 교류 및 협력을 통한 사회 치유 모델 구축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4·3트라우마센터 등록 이용자는 833명으로, 매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4·3트라우마센터 누적 이용 건수는 ▲치유프로그램 4332건 ▲운동 치유 1만1282건 ▲심리 상담 1604건 ▲방문 사례 관리 478건 등 1만7600여건에 이른다.

4·3트라우마센터가 운영 중인 프로그램 중 ‘4·3이야기마당’은 이용자들의 호응이 높다.

매주 금요일마다 4·3 유족 10여명이 모여 4·3 당시의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감정 정화, 정서 개방, 자존감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김모씨(78)는 “4·3 이야기를 어디에서도 속 시원하게 해보지 못했는데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한껏 울고 털어놓으니 가슴에 맺힌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4·3트라우마센터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 과정에서 야기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2020년부터 강정마을 부녀회 및 노인회 등 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영은 4·3트라우마센터 센터장은 “앞으로 피해자들의 공동체적 연대감을 조성하고, 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한 네트워크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센터를 방문하기 어려운 희생자와 유족, 강정 주민 등을 위한 방문치유 사례 관리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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