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傷寒)
감기(傷寒)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4.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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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한의사 

의학이 발전하였지만  여전히 감기는 유행하고 코로나 같은 전염성 질환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 

아주 오래전 중국에 천재 한의사 장중경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배워야 하는 상한론(傷寒論)을 저술하였는데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아주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한의사라고 할 만하다. 

그는 모든 병을 감기(傷寒)중심으로 보았으며 감기가 아닌 것은 잡병이라고 하였다. 그 때 당시에는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취약하여 추위로 상당수의 사람이 죽어가곤 하였다. 그래서 감기의 원인인 한사(寒邪)를 몰아내기 위하여 마황, 계지, 갈근 같은 따듯한 약으로 땀으로 나가게 하는 방법을 많이 썼다. 

시대가 바뀌면서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도 발전하여 옷을 두껍게 입게 되고 난방기구 등으로 겨울이어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감기의 양상도 열성, 건조한 경향을 띠면서 따뜻한 약 위주로는 병을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한사(寒邪)가 피부나 경맥을 통해서 들어갈 때보다 입이나 코로 들어갈 때 파급력이나 열성(熱性)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부적인 요인들 정기 허약, 습담화(濕痰火) 등이 더욱 병을 조장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온병학(溫病學), 주화파(主火派) , 자음파(滋陰派) 보토파(補土派) 등의 훌륭한 한의학 이론들이 이런 배경 속에 등장하게 된다. 

지금의 코로나 질환이 창궐하게 되는 것도 시대적으로  따뜻하고 건조한 생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곳에서 생긴 바이러스는 전파력과 독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역시 처음에는 차가운 기운(寒邪)로 시작되지만 바로 열성(熱性)으로 바뀌며 조직에 손상을 주게 된다. 체표에 있으면 오한, 발열하고  표(表)와 리(里)의 중간에 있으면 인후통, 기침, 발열, 가래 , 축농증, 두통, 근육통, 관절통, 피부염, 이명 등의 증세가 있게 되고 리(里)로 들어가게 되면 땀, 갈증, 변비, 복통 등의 증세가 있다. 지금도 코로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은 열독이 아직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표(表)에 있으면 박하, 연교, 금은화 등으로  열을 발산하게 되고 표(表)와 리(里)의 중간에 있으면 길경, 시호, 전호, 반하, 행인 등으로 조화 시키면서 열을 해소한다. 리(里)로 들어가면 석고, 활석, 대황 등의 약으로 대소변을 통해 열(熱)을 사하시키게 한다. 

한의학에서는 병이 와서 치료하는 것보다 병이 오기 전에 섭생하는 것을 강조한다. 

음식에 절도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며 자고 일어나는 것이 규칙적이며 망령되게 과로하지 말고 마음이 안정되면 병이 찾아올 수가 없다고 하였다. 

해의 길이에 따라 여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며 봄, 가을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전기, 난방 시설, 교통의 발달로 계절의 차이가 별로 없다. 자연이 주는 면역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사람은 사계절의 온,량,한,열(溫凉寒熱)의 사기(四氣)와 음식의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오미(五味)를 골고루 받아들였을 때 기운이 충분히 생성한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쌀, 보리 등의 잡곡을 먹으며 사계절에 맞는 과일, 딸기, 사과 , 배, 토마토, 수박, 감, 밤 , 각종 나물 등을 충분히 먹는 것은 땅의 기운을 섭취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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