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올바른 선택
정당의 올바른 선택
  • 부남철 기자
  • 승인 2022.04.13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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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좀 지났다.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지난 대선은 선거 기간 내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최선의 후보자가 없으니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심지어는 차선도 없어서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대선 후보들의 정치적 역량과 정책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지도자가 가져야 할 자질과 소양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묻는다면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선거가 48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이 우리나라를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는 선거로서 나의 현실적 삶과는 좀 동떨어진 선거로 볼 수 있지만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대표할 지도자를 뽑는 현실정치의 장이어서 더욱 중요한 선거이다.

제주지역에서도 도지사, 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 예비후보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오는 5월 12일부터 시작되는 후보등록을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작업도 가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도지사 후보 공천을 위해 자기 당의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면접을 치르고 당원과 도민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에 참여할 후보를 골라내고 있다.

또 양당은 도의원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치르고 단수 후보 또는 경선 후보들을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각 정당의 후보자 결정 과정을 보면서 과연 도민들 앞에 내세울 자신들의 ‘대표 선수’를 최선의 선수를 내세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본지 지난 4월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의원 예비후보 58명 중 전과자는 19명(32.75%)으로 분석됐다. 산술적으로 3명 중 1명가량은 전과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은 후보도 4명에 달했다.

당시 각 당 공천관리위원장들은 “5대 강력범죄자 등 전과자는 가급적 공천을 배제할 계획”이라며 “사기나 성범죄와 같은 중대 범죄자는 공천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방선거 10개 선거구 후보를 확정하고 4곳에 대해서는 경선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도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에서 경선을 결정한 선거구의 모 후보의 범죄경력에 사기죄가 포함됐음에도 경선에 포함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직후보자재심위원회에 경선에서 이 후보를 배제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도덕성은 그 사회의 문화적 유산이 쌓인 것인 만큼 그 기준이 각 사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지켜야 할 도덕성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각 당 공천관리위원장들도 이런 우리 사회의 도덕성 기준에 근거해 공천 기준을 밝혔을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이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의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공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 각 당은 자신들은 최선의 후보를 내세웠다고 생각했겠지만(?) 유권자들의 평가는 냉소적이었다.

홍수처럼 넘쳐나는 후보자들 사이에서 유권자들이 누가 최선의 후보인지 옥석을 가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유권자들을 위해 각 정당이 공천과정에서부터 최선의 후보를 가려줘야 한다.

정치가 제주 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의 현실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유권자들의 선거에 관심을 갖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정치를 외면하지 않도록 가장 좋은 후보를 보여주는 것은 각 정당의 몫이다.

각 정당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한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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