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경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꿈이라는 말이 지닌 부드럽고도 비현실적인 감각을 현실적이고 치열한 감각으로 바꿔 놓은 시편이 잇따른다.
권민경 시인이 최근 펴낸 두 번째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다.
첫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에서 꿈과 생 사이 벌어진 상처의 수많은 면면을 생생하고 세밀하게 재현해 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꿈과 생을 한데 뒤섞어 버린다.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잡아챌 수 있는 것이라는 듯.
꿈과 분리된 민낯의 삶은 전보다 더욱 지독하고, 삶으로부터 솎아 낸 꿈은 더욱 처절하다.
시인은 자신을 ‘칼잡이’라 정의 내리고, 삶을 부수고 때로는 달래 가며 그만의 꿈 찾기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
이번 시집은 꿈은 ‘꾸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은 뒤 어떻게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지를 탐구해 보려는 과정의 기록이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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