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미술전 29돌 '4‧3미술제' 장르‧국가 간 연대 확장
국제미술전 29돌 '4‧3미술제' 장르‧국가 간 연대 확장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2.04.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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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미술인협회 1일 4‧3미술제 개막
5월 29일가지 이아와 산지천갤러리
4·3미술제 참여 작가들이 '푸틴은 전쟁을 중단하라'를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나영 기자.

제주4·3을 주제로 30년 가까이 민간 미술계에서 역사를 조명해온 4·3미술제.

국내·외 미술가들이 4·3에 관심을 갖는 국제 전시로 성장했다.

지난 1일 예술공간 이아와 산지천갤러리에서 탐라미술인협회(회장 강문석)와 4·3미술제조직위원회(위원장 강문석·박진희)가 동시 개막해 5월 29일까지 선보이는 제29회 4·3미술제다.

이날 개막한 전시는 4·3미술의 장르 다변화부터 미얀마 민주화 및 우크라이나 반전 지지 행사 마련까지 다방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한 이번 축제는 이종후 판화가가 총감독으로 국내·외 57팀의 미술가들이 참여했다.

전 작품이 지난해부터 작업해 2022년 완성된 신작이다. 예년에 비해 미디어와 극사실주의적 회화 등 매체가 다변화됐다.

개막행사로 참여 작가들은 ‘푸틴은 전쟁을 중단하라’를 제목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푸틴의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즉시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문석범의 휘어 퍼포먼스와 살풀이 무용 공연 등이 잇따랐다.

4·3미술제 전경이 펼쳐지고 있다. 김나영 기자.

다수 작가들이 4·3피해 당사자를 직접 만났다.

이명복 화가는 4·3 당시 영문도 모른 채 전주형무소에 수감됐다가 2019년 불법 군사재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김평국 할머니의 초상화를 머리카락 한 올까지 자세히 표현해낸 극사실주의적 작품을 내놨다.

고경화 작가는 종이 컷팅으로 가운데 사람의 형상을 뚫어 관객이 지나가게 했고 남은 자리엔 흰 연필로 4·3 피해자 양근방 할아버지 삶을 썼다.

박정근 작가도 한국전쟁을 겪은 본인의 할아버지 사물과 미국에서 4·3을 증언한 오태경 할아버지의 삶 관련 사물을 병치했다.

자연물을 활용한 작품도 눈에 띈다. 김영화 작가의 ‘夢’와 손유진 작가의 ‘대면’ 등이 그것이다.

김 작가는 계곡의 물살에 나뒹구는 나무를, 손 작가는 와흘의 폐목을 주워 와 나무에 봉인된 기억을 끌어올렸다.

김영훈 작가의 ‘환생 꽃’과 오미경 ‘무명의 빛’처럼 숫자는 무수하지만 모두 모양과 색이 다른 고유 개체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작품들도 출품됐다.

이외 4·3뿐 아니라 우리나라 5·18, 여순, 해외작가들의 홍콩 민주화 혁명, 오키나와 전투 등의 조명으로 연대를 꾀한 작품들이 볼거리다.

우크라이나 반전과 미얀마 민주화 지지를 위한 부스 전시도 별개로 마련됐다.

한편 4·3미술전 연계 서울 전시도 이어진다.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4·3미술 아카이브 기획전 ‘바라·봄’이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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