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명예교사 4·3교육 ‘호응’
“4·3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명예교사 4·3교육 ‘호응’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2.03.29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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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남광초서 4·3 명예교사의 ‘찾아가는 4·3교육’ 진행
학생 "친구들과 같이 4·3 수업 들으니 좀 더 관심 생겨"
명예교사(유족) 45명, 62교 대상 4·3 당시 경험 등 수업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유족분께 직접 설명을 들으니 4·3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어요.”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 수년째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양신하 할아버지(84)가 교단에 서서 20여 명의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었다.

가족과 친척, 이웃주민이 무장경찰에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는 등 끔찍했던 70여 년 전의 기억을 담담히 전하는 양 할아버지를 보는 학생들의 눈망울은 초롱초롱했다.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1948년 모슬포경찰서 고문치사 사건으로 숨진 고(故) 양은하씨의 사촌 동생인 양 할아버지는 제주남부예비검속사건 등을 겪으며 친척 17명 중 2명만 살아남는 등 4·3 당시 경험을 50분간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학생들은 프레젠테이션을 넘기며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생생히 이야기하는 그의 수업에 한껏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일부 학생은 “아 진짜 너무 했네”, “뭐 저런 경우가 다 있어”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양 할아버지의 손자이자 직접 수업을 들었던 양서준 학생은 “평소 할아버지로부터 4·3에 대해 자주 들었었다”며 “오늘 친구들과 다같이 4·3 수업을 듣게 되면서 4·3에 대해 좀 더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4·3영상을 보고 있다. 김동건 기자.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4·3영상을 보고 있다. 김동건 기자.

이날 남광초에서는 양 할아버지를 포함한 4명의 4·3 유족들이 5학년 8개반에서 담임교사 대신 학생들의 수업을 맡았다. 또 신창중, 남주고 등에서도 이날 4·3유족들의 수업이 진행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24일 제주북초를 시작으로 학교 62곳을 대상으로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의 ‘찾아가는 4·3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명예교사들은 초·중·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4·3 당시 마을이나 가족이 겪었던 경험을 주심으로 이야기하는 수업과 표준말·제주어를 구사하는 제주이해교육 등을 가르친다.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에서 4·3 유족이자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인 양신하 할아버지(84)가 ‘찾아가는 4·3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김용관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찾아가는 4·3교육은 제주의 아픈 역사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이 지역 전체의 삶으로 연결됨을 학생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라며 “학생들이 서로 협력해나가는 화해와 상생의 교육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지난 22일 본청 4층 대회의실에서 4·3 유족 45명을 대상으로 2022학년도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 위촉장 수여식을 개최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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