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아픈 허리, 혹시 이 병은 아닐까?
이유 없이 아픈 허리, 혹시 이 병은 아닐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3.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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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정형외과 전문의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다급하게 전화한다. 창문을 닦다가 허리를 삐끗 했는데 너무 아파서 숨 쉬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검사해보니 골절이다. 어머니는 지난 2년 동안 2번이나 척추뼈가 부러졌다. 한번은 넘어져 다쳤고, 두 번째는 박스 끈을 묶다가 맥없이 부러졌다. 이번이 세 번째다. 이렇게 어이없이 쉽게 뼈가 부러지는 이유가 뭘까? 바로 골다공증이다.

특히 어머니처럼 치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2번 이상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를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으로 분류한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는 폐경기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초고위험군’ 환자를 별도 분류해 과거와 달리 순차치료보다 적극적인 맞춤치료를 권하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골흡수 억제제는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를 억제해 뼈가 약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고, 골형성 촉진제는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를 증가시켜 뼈를 생성하는 작용을 한다.

이전의 치료는 폐경후 여성의 골밀도검사 결과 골감소증 (t-score –2.5이상)이면 비타민D와 칼슘을 복용하고 골다공증(t-score –2.5이상)이면 골흡수 억제제 주사나 약을 사용했다. 이번에 추가된 초고위험군은 골밀도 검사 결과 t-score가 –2.5이하이고 골다공증성 다발 골절이 발생한 경우로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치료를 한다.

초고위험군을 굳이 구분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뼈가 부러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사도 환자도 이 병을 놓치기 쉽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폐경후 여성중에 자신의 척추뼈가 부러졌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10명중 4명이나 된다. 허리를 삐끗해서 며칠 아프다 좋아진 것으로 착각하고 잊어버리는 것이다. 골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물리치료만 받다 뒤늦게 엑스레이로 자신의 척추 뼈가 주저앉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묻는다. 자신은 크게 다친 적도 없고 오래 아프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그래서 골다공증이 무서운 거다. 화장실에서 힘쓰다, 주저앉다가, 크게 웃다가도 뼈가 부러진다.

골다공증이 있는 폐경후 여성이 이유 없이 허리가 아프다면 엑스레이 검사로 골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MRI 검사를 해서 이전에 다친 건지, 최근에 발생한 골절인지 확인한다. 초고위험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면 물리치료하고 약만 먹어서는 안 된다. 이 때는 골형성 촉진제를 먼저 사용해 추가골절위험을 빠르게 낮춘 후(맞춤치료), 이어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해 골밀도 상승과 골절 감소 효과를 유지하며(순차치료), 꾸준한 골흡수 억제제 치료로 골다공증을 관리(장기지속치료)해야 한다.

골형성 촉진제는 조골세포를 늘려 골조직의 생성을 증가시키는 유일한 약제로서 골절예방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좋은 점은, 부러진 뼈를 빨리 붙게 해줘 통증이 신속히 감소된다는 것이다. 실제 필자의 모친이 이 약을 사용해 척추골절 치료기간에 훨씬 덜 아프고 빠르게 회복한 경험이 있다.

이유 없이 오래가는 허리통증, 물리치료만 받지 말고 골다공증성 골절인지 확인해 보자.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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