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에게 바란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바란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3.20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바다 청년 하멜 인문학 연구소 대표·고대 해양탐험가

하멜은 1653년 8월 16일 이른 새벽, 제주 해안에서 난파되어서 표착(漂着)하였다.

당시 하멜은 약관 23세의 청년으로 13년 동안 조선에서 억류와 유배생활을 하였다. 이들은 낯선 조선 땅에서 온갖 시련과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하멜은 조선에서 보고 듣고 느낀 한국의 풍습(風習)과 제도(制度)들을 ‘난파 표류기’에 담고 있다. 그가 쓴 표류기는 이웃 나라 프랑스, 독일, 영국에서 잇따라 출판되어 세계적인 고전(古典) 반열에 올랐다. 이로 인하여 하멜은 한국을 서양에 최초로 소개한 한류의 주인공이라 하겠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세계 해양무역을 제패하여 1등 국가로 정상 정복에 성공하여 골든 에이지(Gold Age) 시대를 열어 갔다. 그 중심에 청년들이 있다. 이들 청년들은 험난한 폭풍의 바다를 헤치며 희망봉을 돌아서 인도양으로 진출하여 인도네시아 바타비아에 이어서 대만 일본에 무역본부를 두었다. 이 나라 청년들은 목숨을 내걸고 세계 바다를 향해서 꾸준한 도전을 하였다. 네덜란드의 국가 경쟁력 중심에는 청년들이 있었다, 글로벌 시대 한국 청년들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용기와 도전들을 희망한다.

18세기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는 탕평의 기조 아래 변화와 개혁을 이끌었다. 골 깊은 당쟁과 대립, 그리고 갈등과 분열 시대를 헤쳐나가기란 쉽지 않았다, 정조는 이러한 난국과 파도들을 지혜롭게 소통과 대화로 풀어가서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 갔다. 정조는 수원 화성 축성과 신도시를 건설을 통하여 백성들의 삶과 질을 높여 나갔다. 그 중심에 사심없는 올곧은 직언으로 정조의 성공적인 치세를 도운 개혁 재상 번암 채제공이 있다.

채제공은 1788년 전격적으로 우의정에 발탁되었다. 그는 정조에게 ‘6조 진언’을 한다. 참으로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다. 왕조 시대 임명권자에게 이런 발언은 잘못하면 관작 삭탈, 유배, 참수를 받는 수위에 발언이다. 첫째 편파가 없는 바른 치국을 세울 것, 둘째 탐관오리를 징벌할 것, 셋째 당론을 없앨 것, 넷째 의리를 밝힐 것, 다섯째 백성의 어려움을 돌볼 것, 여섯째 권력기강을 바로잡을 것 등을 진언하고 있다.

이 시대 각료 입각을 지명하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뒤돌아보게 된다. 비록 관직은 낮았지만 소외당하는 서얼 출신으로 이덕무, 유득공, 서이수, 박제가들을 규장각 검서관에 임명하여 등용길을 열어 주었다. 명문가 출신도 관료가 되기 어려운 시대이다. 정조는 이들에게 중국 견문을 넓히는 사행길에도 동참시켰다. 북학의 대가들을 이후 여러 차례 중국으로 보내서 청나라 지식인들과 교류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조는 그늘진 곳도 이들의 전문성을 살려서 숨은 인재 발굴에 관심을 기울였다. 정조의 소통의지와 철학에서 비롯되고 있다. 규장각은 정조의 개혁정치와 문예 부흥의 산실로 여러 학자들과 소통의 공간으로 이용하였다. 또 한 정조는 신해통공을 통하여 소상인들을 위해서 상업활동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종로와 남대문에 다양한 업종과 전문 상가들을 지원하였다. 이러한 중심에서 번암 채제공은 높은 학문과 폭넓은 혜안으로 정조의 미래비전을 제시하여 정조의 성공적인 치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신뢰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신뢰는 인간관계에서 최고의 가치요, 덕목이라 하겠다. ‘신뢰의?힘’의 저자 조엘 피터슨은 ‘신뢰는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임을 강조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시대에 신뢰의 힘과 역할은 중요하다.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 조직에서 창의력은 말살되고 혁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직문화에서 신뢰의 역량은 개혁과 변화의 시대에 최고의 촉매제라 하겠다.

대통령 당선인은 향후 국정운영에 있어서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을 잘 모시겠다는 약속처럼 대화와 소통을 앞세워서 야당과 협치를 통하여 대립과 갈등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여든 야든 서로 흠집 내기로 신뢰감들에 대하여 많은 실망감들로 걱정스러웠다. 대의를 앞세우고 책임감을 가지고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이것은 위대한 나라로 만들어 위대한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당선인은 이 같은 소임으로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제20대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