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는 끝났고, 원희룡은?
대통령 선거는 끝났고, 원희룡은?
  • 한국현 기자
  • 승인 2022.03.17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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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말 할때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워딩’이다. 굵직굵직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름을 날렸고 국정원 댓글수사 때 ‘공개 항명 파동’으로 좌천.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파견. 부침이 많았던 ‘강골 검사’ 윤석열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문재인 정부 때 만개했다. 서울지검장 전격 발탁에 이은 검찰총장 임명.

검찰총장 때는 권력 눈치 보지 말라는 대통령의 말을 너무(?) 잘 따랐다. 그러다 보니 법무부장관과 충돌했다. 국정감사 때는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했다. 결과는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 그리고 업무 복귀. 검찰총장 임기는 채우지 못 했다. 

서울지검장으로 있을 때는 전 정권의 적폐 수사를 진두진휘 했다. 검찰총장 시절에는 ‘조국 수사’로 현 정권에 밉보였다. 그는 지난해 3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며 검찰총장직을 사퇴했다. 

국정감사 때마다 어록을 남겼다. 강단이 있는 그의 어록은 국민에게 각인됐다. 국민은 공정과 상식, 정의를 이야기하는 윤석열을 대선판으로 끌어드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마침내 대통령이 됐다. 

말 많았던 대통령 선거는 끝났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꾸려졌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기획위원장에 임명됐다. 인수위원장, 부위원장과 함께 3인방이다. 인수위원회에서 굳이 서열을 매긴다면 3위다. 존재감이 있다.
원 기획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다른 후보들 중 유일하게 윤 당선인과 함께 끝가지 선거를 치렀다. 경선이 끝나자 마자 바로 선대본부에 합류해 정책본부장으로 윤 당선인을 도왔다. 

윤 당선인은 원 전 제주도지사를 기획위원장에 임명하면서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으로서 공약 전반을 기획해왔다. 기획위원회는 제가 선거과정에서 드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며 이를 새 정부의 정책 과제에 효과적으로 반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기획위원장은 김부겸 국무총리 유임설(說)로 정치권이 들썩이던 지난 1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얘기를 듣고 저는 개인적으로 가슴이 뛰었다. 너무 좋은 방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좋으냐, 나쁘냐를 생각하면 무조건 최상의 안이다. 정치보복을 걱정하는 국민들을 한 방에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지사 때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제주도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했던 일이 소환됐다. 비록 완성은 안 됐지만.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은 방안”이라며 “정부 초기 출범부터 총리 인준으로 여야 간 씨름하고, 격돌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을 총괄적으로 수행해왔던 김 총리가 과도기에 바통을 이어받아 당분간 수행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 채이배 비대위원도 “협치 측면에서 김 총리의 유임이라면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유임설은 김 총리측이 “매우 부적절 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지만 원 기획위원장의 공개 발언은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원 기획위원장은 대선 기간 TV와 라디오에 자주 출연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방송에서 패널로 나와 윤석열 후보의 장점을 부각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에서는 ‘대장동 일타강사’로 등장했다. 쉽고 명확한 설명으로 인기를 모았다. 

대선 이후의 정치를 하고 있는 원희룡. 언론은 그의 입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국무총리 물망에까지 오르고 있다. 대선이 한창일 때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기획위원장으로 윤 당선인의 공약 실천을 총괄하고 있다. 무게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입각설이 나돌고 국무총리 이야기까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대선 과정에서의 그의 공(功)을 감안하면 윤 당선인이 중용할 것 같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입각한 뒤 2년 후인 2024년에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 선거구는 제주도가 아닌 그가 국회의원 3선을 했던 서울 양천구 또는 상징성이 있는 지역. 당선되면 다시 원내에 진입해 세력을 모으고 ‘다음’을 노린다. 소설일까?
대통령 선거가 끝나서 뜨고 있는 원희룡, 향후 그의 입지와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현 기자  bomok@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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