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2년 여만에 공개행사
음력 2월 초하루 제주에 바람을 몰고 온 영등할망이 환송을 받고 떠났다.
사단법인 국가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가 16일(음력 2월 1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주시 사라봉 소재 칠머리당에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영등송별제를 개최했다.
이날 코로나19 이후 2여 년 만에 공개 행사로 이뤄진 영등송별제는 김윤수 심방(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예능보유자) 집전으로 초감제~공연~요왕맞이~씨드림‧씨점~액맥이~영감놀이~도진 순으로 진행됐다.
영등송별제는 매년 음력 2월 1일에 제주로 와서 온 섬을 돌아다니며 땅과 바다 곡식의 씨앗을 뿌려주고 음력 2월 15일 우도를 거쳐 떠난다는 영등신을 환송하는 자리다.
이날 송별제에는 해녀들과 도민, 관광객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먼저 1만8000위 신을 칠머리로 청하는 초감제가 이뤄졌다.
굿을 하게 된 연유를 고한 뒤 신들이 오는 문을 열고 제장을 정화해 신을 청해들이고 제각기 정해진 자리에 앉기까지 여러 소제차를 지냈다.
이후 바다를 차지한 용왕신을 제청해 맞아들여 기원하는 요왕맞이가 이뤄졌다.
이후 씨드림, 액맥이, 영감놀이 등이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영등송별제를 마무리하는 순서로 초감제 때 청했던 신을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도진이 이뤄졌다.
특히 보존회는 짚으로 만든 작은 모형배에 제물을 가득 실어 실제 바다에 띄워 보냈다.
이용옥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전수조교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 규모가 타지역 대비 큰 이유는 타지는 영등할망이 스치듯 지나가기에 영등굿, 해녀굿으로 남았지만 칠머리는 영등할망이 사실상 관통하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행사 이후 영등할망은 우도를 거쳐서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음력 2월 1일 영등신을 맞이하는 영등환영제와 음력 2월 14일 영등신을 돌려보내는 영등송별제다.
이처럼 영등신을 맞이할 때와 돌려보낼 때 굿을 하는 사례는 칠머리당이 유일하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