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가족 확진돼도 등교 가능···학교는 ‘살얼음판’
동거가족 확진돼도 등교 가능···학교는 ‘살얼음판’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2.03.14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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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백신접종 여부 상관없이 학생 등교 가능
"확진 시 가정 내 제대로 격리 어려워...등교 말아야"
"학교 안 보내면 맞벌이 학부모 등 돌봄 공백 심각"
제주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주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같이 사는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학생은 무증상일 경우 백신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등교할 수 있게 되면서 ‘숨은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백신을 맞지 않은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생은 동거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게 되도 의심증상이 없으면 학교에 갈 수 있다.

백신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확진자와 함께 사는 학생은 열흘 간 수동감시자로 분류된다. 수동감시는 대상자가 격리 없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증상이 생길 경우 스스로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는 조치다.

앞서 지난 1일 확진자 동거인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수동감시로 분류한다는 방역지침이 시행됐지만, 새 학기부터 전환된 학교 방역체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에 한해 2주가량 적용이 유예됐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끝나고 확진자 동거 가족을 둔 학생도 등교할 수 있게 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무증상 감염으로 학교 내 추가 확산되는 ‘숨은 감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주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날 제주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를 확인한 결과 ‘이제 진짜 살얼음판이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수십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가정 내에서 확진자가 나와도 철저히 격리한다면 괜찮겠지만,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등원·등교하려든 격리를 제대로 하고, 격리가 안 되는 상황이면 등원·등교를 참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동조하는 학부모 A씨는 “코로나 확진 이후의 대처를 보며 주변 사람들의 인성을 알게 됐다”며 “가족이 확진돼도 학생이 등교하는 것은 자신의 가족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다. ‘내 아이가 등교해 다른 아이들이 감염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주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반면 동거 가족 중 확진자가 발생해도 돌봄 공백 등 때문에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밖에 없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부모 B씨는 “유예기간이 끝나 가족이 확진돼도 학교를 보내는 것은 방역지침을 어기는 게 아니”라며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을 경우 맞벌이 학부모 등이 겪는 돌봄 공백은 심각해 도저히 배려할 상황이 못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학교에 가지 못한 학생은 4835명, 교직원은 365명이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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