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루 공화국의 새똥지리와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 
나우루 공화국의 새똥지리와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3.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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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칼럼니스트·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대선 후를 걱정한다. 포퓰리즘에 익숙한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지금부터라도 국가 재정 건전성을 어떻게 확보하여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포퓰리즘의 전형적인 두 나라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하나는 나우루 공화국이다. 호주 부근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이다. 울릉도보다 작은 나라이지만 일반 국민들이 자가용 비행기 타고 해외로 나가 쇼핑을 하는 나라. 도로 위에는 람보르기니와 포르셰 등 최고급 승용차를 가지고 있고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전 국민에게 매년 1억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나라. 주거, 교육, 의료비가 모두 공짜인 나라이다. 

집안 청소, 요리하는 가정주부를 고용하고 공무원까지도 전부 외국인들로 채용할 정도로 정부나 국민 할 것 없이 있는 거라곤 돈뿐이다. 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실종돼 버렸다. 그들은 그저 먹고 놀고 여행하는 습관만 남게 되었다. 국민들 80%가 비만에 시달렸고 비만율, 당뇨병 사망률 1위 국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나라는 희귀자원인 인광석이 지천으로 깔려있어 1980년대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한국은 1713달러)를 넘어선 부자 나라였다. 인광석은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였던 이 섬에 수만 년 동안 쌓인 새똥이 산호층과 섞이면서 인광석이 되었다.

그러나 2003년부터 인광석 채굴량까지 갈수록 줄어들면서 나우루 공화국의 국고가 고갈되기 시작하였다. 그런 데다가 인광석을 채굴하면서 땅을 깊게 파헤쳐 섬이 바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아무리 자원이 풍부하더라도 미래를 준비하지 않은 나라는 나라가 망하는 것은 잠깐이다.

다른 또 하나는 베네수엘라다. 세계 제일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고 국토도 비옥하여 30년 전 만하더라도 1인당 GDP가 일본의 4배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세계의 최빈국으로 전락하였다. 

그 원인은  사회주의 지도자 차베스와 마두로로 이어지면서 석유를 국유화하면서 세계 기업들을 모두 내쫓았다. 석유 국유화로 권력 독재를 통하여 극좌 진보세력들의 집권을 위하여 평등을 강조하면서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권력을 장악하였다. 건강보험, 교육, 식료품보조금을 마구 공짜이고 부패한 정치권력자의 나누어먹기식 정치 실패로 재정 파탄에 이르고 있다.    

부족한 돈은 법인세 증세, 고소득자 소득세 증세를 통하여 충당하고 있다. 게다가 전기 부족, 물 부족, 생필 품부족으로 사고 싶어도 물건이 없다. 물가상승률이 70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심지어는 국민들은 쓰레기장에서 음식을 주워 먹고 국민의 삶도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을 돌아보자 2022년 국가 총 예산 604조4000억원, 적자 국채 규모는 77조6000억원으로 전체 국가 부채 규모는 현재 총 1068조3000억원으로 2025년에는 1408조5000억원(GDP 대비 58.8%)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대로 간다면 1인당 부채가 올해 태어나는 신생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전 국민 1인당 1억원이라는 국가 부채를 짊어지게 된다.

20대 대선에서도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허경영 후보 공약에 솔깃해 하는 유권자들도 많다. 포퓰리즘은 압권이다. 1인당 1억원을 주고 국민배당으로 매월 15만원, 결혼 시 3억원을 주겠다고 한다. 출산수당 5000만원, 육아수당 월 100만원이다. 이 정도면 복지정책 ‘A+++ 쓰리뿔’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70여 개 공약을 실현하는데 300조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00개 공약을 실현하는데 266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 의해서 자행된다. 포퓰리즘에 익숙한 정치인들은 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돈 내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돈 받는 사람의 표만 계산한다.

자신의 임기만을 생각한다. 매달 모든 국민에게 월 30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내용의 스위스 헌법 개정안을 거절한 스위스 국민의 높은 선진 정치의식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오늘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였다. 국가 곳간이 허물어지기 전에 기술 강국을 통하여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여야 하고 젊은이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여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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