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자체 검사체계 전환···교사 ‘반발’, 학부모 ‘우려’
학교 자체 검사체계 전환···교사 ‘반발’, 학부모 ‘우려’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2.02.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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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발생 시 학교가 접촉자 역학조사, 검사 안내 등 실시
교사 "정부도 못한 방역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게 말이 되나"
학부모 "일반 교사가 역학조사 등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
제주지약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도내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도내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3월 새 학기 학사운영 방안에 학교가 자체적으로 접촉자 등을 검사·관리해야 하는 내용을 두고 학교현장의 반발과 함께 학부모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일 ‘오미크론 대응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새 학기 학교 방역체계는 교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방역당국이 아닌 각 학교가 자체 역학조사를 실시해 접촉자 등을 분류해야 한다.

접촉자가 분류되면 학교는 접촉자 가운데 유증상자와 고위험군 등은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한다.

무증상자의 경우 학교가 학생에게 자가진단키트를 지급해 집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도록 안내한다. 무증상자가 일주일간 이틀 간격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 결과 세 차례 이상 음성이면 등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새로운 학교 방역체계를 두고 학교 현장에서는 “방역업무를 지나치게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3월 새 학기부터 전환된 학교 자체 검사체계. 교육부 제공.
3월 새 학기부터 적용되는 학교 자체조사 및 진단검사 체계도. 교육부 제공.

8일 도내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정부도 제대로 못한 방역체계를 학교 자체적으로 하라는 게 말이 되나”라며 “말은 학교에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혹시라도 코로나19로 학생들 안전에 문제라도 생기면 그 책임을 모두 학교가 떠맡아야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도 이번 학교 자체 검사체계로의 전환이 일제히 현장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전교조제주지부 관계자는 “학교가 확진·접촉자 분류·관리, 감염 여부 판단, 등교 가능 여부 결정 등을 모두 알아서 정하라는 것인데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과도한 부담’이라는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확진·접촉자 관리를 방역당국인 아닌 학교가 도맡아야 하는 방안을 두고 전문성·실효성 부족을 우려하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자녀를 둔 B씨는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가 심화됐다고 하지만 학업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라며 “방역 전문가도 아닌 교사가 학생들이 누구와 접촉했고, 학교 밖 동선을 어땠는지 등을 자체 조사해 분류·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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