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000신과 제주 봄 맞다...탐라국입춘굿 폐막
1만8000신과 제주 봄 맞다...탐라국입춘굿 폐막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2.02.06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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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임인년 탐라국입춘굿 폐막
허멩이답도리, 마누라배송 등으로 코로나19 종식 기원
온라인 시민 참여 2000명 달하며 순항
지난 4일 제주목관아에서 탐라국입춘굿 중 허멩이답도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제공=제주민예총 유튜브.

“요놈의 허멩이가 작년엔 혼자 와 매도 많이 맞아신디. 코로나가 잠잠하듯 하더니 변이 바이러스가 생겼구나. 답도리를 해야겠다. 재판을 해봐사주! (중략) 매우 쳐라! 아야야야!(허멩이답도리 중)”

제주시 주최,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 주관으로 개최한 2022 임인년 탐라국입춘굿이 지난 4일 제주목 관아에서 도내 1만8000신들에게 도민 염원과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고 폐막했다.

지난 3일 열림굿에 이어 4일 개최된 입춘굿은 도 전역에 흩어진 모든 신을 청해 들이는 제의인 초감제로 막을 올렸다.

특히 이날 심방(제주 무속인)이 사전신청으로 굿청열명을 올린 시민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무사 안녕을 기원했다.

또 올해 첫 사전 신청을 받은 굿청기원차롱에 시민들이 준비한 쌀, 과일, 떡 등 제물이 가득 올랐다.

초감제 끝에 농경신 자청비를 청해 노는 자청비 놀이의 일부로 ‘꽃탐’이 처음 선보였다.

서천꽃밭의 생명꽃, 번성꽃으로 인간 세상이 번성하길 기원하는 놀이다.

이후 민요배소리왓과 오름, 어쩌다밴드가 새 봄의 풍요를 노래했다.

풍농을 기원하는 굿놀이인 말놀이와 세경놀이에 이어 양윤란 서귀포의료원 간호사를 호장으로 제주목관아 일원을 돌며 낭쉐몰이를 진행했다. 도내 전통적 탈굿놀이 입춘탈굿놀이가 선보이기도 했다.

축제는 코로나19 종식 기원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허멩이답도리’와 ‘마누라배송’ 등으로 마무리됐다.

허멩이답도리는 타인의 죄를 대신하는 허멩이에게 잘못을 묻고, 유배를 보내 죄를 가져가고자 했다.

마누라배송은 천연두에 걸린 아이들의 나쁜 기운을 걷어가 낫게 해주는 서신국 마누라를 멀리 보내는 굿이다.

축제는 막푸다시와 모든 신들을 돌려보내는 도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모든 굿은 제주어로 진행돼 제주 굿의 언어, 문화적 가치를 드러냈다.

또 축제 전 과정은 제주민예총 토크 패널(김동현 이사장, 한진오 극작가, 정신지 작가)의 생중계로 굿 해설과 댓글 질의응답이 이뤄져 시청자에게 제주 굿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도왔다.

양일 행사는 유튜브 채널로 재감상 가능하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로 올해 대면 행사가 불가했지만 지난달 20일부터 진행한 온라인 사전 행사에 2000명 가까운 시민 참여가 두드러졌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장 출입이 폐쇄됐으나 관덕정과 제주시청 어울림 마당에 LED 화면을 설치해 보다 현장감 있는 관람이 이어졌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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