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정점 오기도 전에…'코로나 계절독감처럼' 언급
오미크론 정점 오기도 전에…'코로나 계절독감처럼' 언급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2.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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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계절독감 전환 가능성 검토…일상회복 재추진" 공식화
확진자 폭증에도 중증화율 낮은 특성 고려…전문가들 신중 입장

코로나19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가 4일 유행 시작 2년여만에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밝히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언급했다.

이달 말께 확진자 수가 정점을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주간만 연장하고, 장기적으로는 '방역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첫발을 뗐지만, 이후 방역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잠시 멈춰선 상태다.

그러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이후 확진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 유행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유행 규모가 현 의료체계의 대응 여력을 벗어나지 않도록 사적모임 인원을 6인으로 제한하고 식당·카페의 매장영업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하는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오는 20일까지 2주만 더 연장하기로 했다.'

◇ 연일 최다 확진에도 중환자↓…"소상공인 어려움 고려, 2주만 연장"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위중증·치명률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면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이와 관련해 "의료체계 여력, 최종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평가하면서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가능성을 조심스레 언급한 적은 있었지만 '계절 독감 전환 가능성 검토', 이에 따른 '일상회복 재추진'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빠른 확산 속도에 비해 중증화율은 낮은 경향을 보인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매주 2배씩 증가하면서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확진자 규모와 달리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오히려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1.29∼2.4) 신규 확진자 수는 일평균 약 2만154명으로 직전 주(1.22∼28) 일평균 약 1만618명의 1.9배에 달했다.

최근 4주간 매주 목요일(발표일 기준 금요일) 지역발생 확진자 수만 봐도 4천132명→6천479명→1만5천892명→2만7천283명을 기록해 한달 새 7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3만명에 근접했다.

반면 전체 확진자 중 위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큰 고령층 비중은 최근 4주 새 16.6%에서 8.0%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께 고령층 확진자 비중이 3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위중증 환자도 같은 기간 주간 일평균 932명에서 369명까지 떨어지고, 사망자는 361명에서 183명으로 떨어져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지난달 24일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9천86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6%로 델타의 5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방대본은 이에 대해 "국내와 해외 현황을 종합하면 중증도는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낮지만 인플루엔자(독감)보다는 다소 높다"고 풀이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월 22∼24일께 일일 확진자가 6천∼7천명으로 델타 유행의 최고치를 넘겼었다"며 "지금은 이로부터 열흘 정도가 지난 상태로, 델타 유행과 비교해도 위중증 환자 숫자가 확연히 감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그 이유로 "고령층 예방접종률이 85% 이상까지 올라가면서 고령층 확진 비중이 줄고, 절대적인 확진자 수도 상당히 줄었다"며 "또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델타의 3분의 1, 4분의 1 정도로 평가되는 등 중증 발생 비율 자체도 떨어진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요인이 결합하면서 위중증 환자가 (델타 유행 정점이었던) 지난해 12월과 달리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다음주까지는 절대적인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이와 함께 위중증 환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정부는 현재 유행상황과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일단 향후 2주간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 통제관은 "거리두기 시행 기간을 2주로 할지, 그 이상으로 할지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이달 말께 유행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 더 지속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해외선 '방역해제' 움직임…"우리는 상황 달라 신중해야"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은 해외에서는 유행의 정점 도달 전후로 방역 대응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유행의 정점이 지난 영국과 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아직 확산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는데도 백신 접종 등으로 면역이 향상됐고 중증 및 사망 피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면서 방역조치를 해제했다.

이에 스웨덴은 내주부터, 핀란드는 내달 1일부터 대부분의 방역조치를 해제하며,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추이를 보이면서 방역 규제 완화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은 프랑스·독일 등은 먼저 방역패스와 3차 접종을 강화하면서 신중한 접근법을 택했다. 일본은 최근 급격히 유행이 증가하자 영업시간 제한을 다시 도입했으며 호주도 방역패스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우리의 경우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자연감염이 많은 외국과도 상황이 다른 만큼 방역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현재의 확산 속도라면 이르면 이달 말 하루 확진자가 10만명, 혹은 그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증화율이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향후 거리두기 조정 전망과 관련,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수 있어 당분간 완화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환자 증가가 예견되는 상황이지만,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한) 전반적인 계획을 짜고 있는지가 걱정된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확진자 규모) 폭발적 증가시 사회적 마비가 올 수 있다. 정부뿐 아니라 병원, 학교, 기업 등에 대한 (업무지속계획)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하는 시점인데 아직 안 나오는 것이 문제"라며 오미크론 유행 뒤 점진적인 방역 완화에 대한 전략까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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