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폭력 끌어안은 보광동에 바치는 헌사
차별과 폭력 끌어안은 보광동에 바치는 헌사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2.02.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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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발간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수상작

끊어진 한강 다리, 하늘을 뒤덮은 폭격기, 밀려오는 군인들…. 차별과 폭력의 역사를 끌어안은 보광동에 바치는 헌사가 한 권의 책에 담겼다.

김여정 작가의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수상작 ‘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이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보광동 토박이 어르신들의 증언과 용산 미군 기지의 그늘 아래서 살아가야 했던 가난한 이들과 소수자들을 끌어안은 보광동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일제가 용산 일대에 일본군 기지를 짓기 위해 둔지미 마을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사건을 시작으로 보광동은 현대사의 비극에 휘말리게 된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무차별 폭격과 좌우익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을 겪어야 했고, 전쟁 후에는 미군기지가 주둔해 기지촌 여성들이 수난을 당해야 했다.

이후 미군기지 이전이 결정되고 난민과 이주민, 성소수자 등 차별받는 이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뤘다.

김 작가는 이러한 배경을 지닌 보광동 골목길 한편에 작은 카페를 차려 ‘마을 사랑방’을 만들고, 카페를 드나드는 이들의 삶을 기록한다.

저자는 자신이 느꼈던 공동체의 따스함을,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비극과 그 아래에서 고통받으면서도 꿋꿋이 살아온 한 명 한 명의 기억을 이 책에 남긴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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