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선거’와 제주 홀대
‘진흙탕 선거’와 제주 홀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1.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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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가 48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자는 제15대 대통령선거와 16대 대통령선거를 국회출입기자를 하면서 직접 대통령 후보들과 당선자를 만났었고 이후에도 3회의 대통령선거를 지켜봤다. 

지난 대선들과 현재의 대선정국을 비교해보면 현재 대선 정국은 한 마디로 ‘진흙탕’이다. 여야는 정책을 앞세운 포지티브 선거보다는 네거티브 선거전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주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공개되자 지난 18일에는 맞불 성격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이 공개되는 등 여야 간 ‘녹취록’ 난타전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6일 MBC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김씨가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초까지 52차례에 걸쳐 통화한 내용이다.

김씨는 통화에서 이 기자에게 윤 후보의 선거 캠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캠프 합류를 요청하거나 선거 캠페인 콘셉트를 상의했다.

진보 진영의 ‘미투’ 이슈와 관련해선 “돈 안 챙겨주니 미투 터지는 것”,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은 김씨의 ‘7시간 통화’에 대해 “최순실 시즌 2”, “천박한 인권인식”, “국가적 망신”이라며 대대적인 역공을 폈다.  

여기에 맞불을 놓듯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이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160분 분량의 통화 녹음 파일 34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2년 이 후보가 전화로 형 재선씨와 형수 박인복씨에게 원색적인 욕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 변호사는 회견에서 “이 후보가 전화로 형과 형수에게 모멸적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은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클린선거전략본부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형과 형수 사이에서의 패륜이 드러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되겠느냐”며 이 후보의 ‘욕설’ 논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각각 사과를 하며 ‘녹취록’ 후폭풍 차단에 나섰지만 이와 관련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서 선거를 50일도 안 남겨둔 상황에서 이번 대선과 같이 시대정신을 반영한 어젠다가 없는 선거는 처음 본다. 

문재인 대통령만 하더라도 2017년 대선에서 적폐청산과 비정규직 철폐를 화두로 던지면서 의제를 선점했고 2012년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2007년 이명박 후보는 한반도 대운하와 국운 융성 등의 화두를 던지면서 의제를 선점했고 이는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설 연휴는 대선의 최고 분수령이 될 것이다. 각 후보 진영은 ‘밥상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과연 어떤 의제를 갖고 부동층을 공략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여전히 네거티브 선거전이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각 후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에 이에 따른 상실감,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기후 위기, 저출산·고령화 등에 대한 해법이나 경제살리기, 신(新)성장, 사회통합 등에 관한 철학과 비전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더불어 각 후보 진영은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공약도 조속히 밝혀주길 바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면 제주를 찾은 후보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 제주 홀대론이 불거지는 이유이다.

후보의 제주 방문은 차치하더라도 여야는 ‘제주공약’을 발표하고 제주도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선거를 50일도 안 남긴 상황에서 ‘제주공약’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행태이다.

지금과 같이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민의 선택이 당락을 결정지을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다.

참고 있는 제주도민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각 후보와 여야의 행보에 달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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